국가 입양제도 도입해 저출산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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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15 06:42:33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는 지난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예니체리’라는 군단이 있었다.

오스만 제국의 황제인 술탄을 호위하는 직할부대로 창설된 예니체리는 독특한 선발 방식으로 유명했다. 전쟁포로, 노예, 고아 등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데려다가 국가가 전담해 교육시킨 것이다.

물론 술탄에게만 충성하는 군대 양성을 위해 오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뽑아 군사교육을 시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회 하류층이던 아이들에게 국가가 높은 수준의 교육을 시킴으로서 이들을 사회 상류층으로 끌어 올리는 신분 상승의 통로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지금의 대한민국에도 원치 않는 임신 등으로 인해 부모에게 버려져 오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고아원에 맡기거나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등 아이들을 버리는 부모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대부분 아이를 키울 경제적 형편이 안 되거나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겹다는 이유 등으로 양육을 포기한다. 기저귀와 분유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이거나, 미혼부모나 편부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나마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도 버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고아들을 돌보는 시스템이 대부분 민간의 손에 맡겨져 있다. 국가에서 재원 등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과거 보육원 등으로 불렸던 아동복지시설은 대부분 민간 사회단체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버려진 아이들에 대해 민간 입양이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해외 입양 역시 적지 않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해외입양 건수는 여전히 세계 4위를 기록하며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아직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논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 징병제 주장은 근본적으로 인구절벽 현상을 근거로 깔고 있다. 징병이 돼야 할 20대 남성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여성도 징병해 군인의 숫자를 늘리자는 것이다. 점차 남성들의 의무 군 복무기간이 줄어드는 것도 징병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낙태죄 폐지 논쟁 역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암암리에 공공연하게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실상 사문화된 낙태죄를 완전히 폐지해 낙태를 합법화하자는 주장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23만5000여명이 찬성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는 “현재도 아이를 키우기 힘든 이 나라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 수 없다”며 “계획 없이 태어난 아이들은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한 두 가지 주장이 과거 오스만제국의 지혜를 빌린다면 일정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스만제국이 시행했던 것처럼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을 민간시설 위탁 혹은 입양 등이 아닌 국가가 직접 책임지고 양육하자는 것이다.

물론 오스만제국 처럼 아이들을 모두 군대에 보내자는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 입양제를 도입해 부모가 버린 아이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기른다는 발상은 21세기 복지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자원하는 아이들에 한해 만 18세부터 군대 장기 복무를 받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일부 자원자에 대한 장기복무를 통해 병역자원 부족의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베이비박스를 활성화 시키거나 국가가 예산을 100% 지원하는 시설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법적·행정적으로 출산 기록이 남지 기본적인 법적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부모가 원치 않는 아이를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여성이 낙태라는 신체적, 정신적 무리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개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대신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삼는다는 비판이 일 수 있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인구절벽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것 역시 사실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낙태를 함으로서 아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출산 이후 아이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결과적으로 볼 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낙태로 인해 사라질 아이들을 국가의 보호아래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냄으로써 저출산 문제의 해결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는 무조건 부모의 슬하에서 자라야한다는 고정관점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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