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지역상권, 이제는 변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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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17 00:30:00

“이 일대 다 죽은 지 꽤 됐어요, 장사가 너무 안 돼 겨우 유지만 하고 있어요”

지역 상권을 분석하는 취재를 다닐 때면 어디서든 한 번씩은 듣게 되는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이다. 이같은 소상공인들의 한탄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 떨어질 줄을 모르는 임대료 등 점포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강남, 성수동 등 서울에서 손꼽히는 거대 상권지역에서 조차 자신의 창업 성과에 만족하는 소상공인을 만나기는 무척 어렵다.

특히 교통이 잘 발달돼 있고, 유동인구와 주거인구가 든든하게 뒷받침 된 지역의 경우에는, 상권으로서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앞서 언급한 요인들 때문에 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사회 전반적으로 창업 시장이 어렵다지만 돌파구는 있다. 상계역 먹자골목이 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인근의 다수 대형 아파트들이 있어 주거인구가 풍부하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상계역 일대 평균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3만명을 기록한 4호선 역세권 상권이다.

그러나 반경 1km 내에 노원역, 중계동 은행사거리 등 상대적으로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상권 활성화가 진행되지 않아 늘 노원에 밀려 있다. 또한 상계역 먹자골목은 주거인구를 대상으로 형성된 골목상권이다. 상권의 역사가 오래돼 40·50대의 중장년층이 주로 찾고 있다.

상계역 먹자골목 상인연합회는 최근 골목 바닥 공사를 진행했다. 노원으로 유출되는 젊은 층을 되돌리기 위해, 눈에 보이는 이미지부터 깔끔하고 세련되게 바꿨다. 이어 오래되고 허름한 술집들이 하나둘씩 젊은 감성의 인테리어와 맛을 재정비한 점포들로 바껴가고 있다.

상계역 먹자골목내에서 가게운영이 너무 어려워 밑바닥까지 쳤던 한 상인은 건어물 안주를 취급하는 술집으로 리모델링 하고 젊은 층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을 만한 메뉴들로 가게를 재정비 한 후 월 순익 1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에게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고 하지만, 상계역 먹자골목의 사례와 같은 돌파구도 있다. 지역 상권이 침체된 곳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소상공인은 지역의, 사회의 변화 요소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상인연합회를 결성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지역 상권은 한 두곳의 가게만 잘 된다고 살아날 수 없다. 주변 환경, 점포들과의 조화가 결국 모두 상생하는 길로 이어진다. 이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침체기를 뚫고 나와야 한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현 bliy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