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난무 광고경쟁 경쟁력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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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난무 광고경쟁 경쟁력 집중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유은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20 00:10:06

무례하다는 의미의 영어단어(Disrespect)의 준말로 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의 하위문하를 일컬어 ‘디스’라 한다.

래퍼들은 이를 통해 서로를 홍보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이제는 일반명사화 돼 널리 사용되는 이 단어가 최근 스마트폰 광고의 키워드가 된 듯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유튜브에 ‘Growing up’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 디자인을 조롱하는 내용이 광고에 담겨 화제가 됐다.

갤럭시로 갈아탄 남성이 아이폰X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인파를 지나칠 때 M자 탈모 모양의 머리를 한 남성을 지나친다. 이는 아이폰X의 M자형 노치 디자인을 비꼰 것이다. 아이폰X는 화면 가운데로 움푹 들어온 노치 디자인 때문에 출시 전부터 국내에서 일명 ‘탈모폰’이란 별명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갤럭시의 특징을 연도별로 비교하면서 아이폰의 불편한 점이나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을 강조하고 그와 대비되는 갤럭시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아이폰의 용량, 좁은 화면, 물에 젖으면 고장이 나는 부분이나 충전 케이블을 이용해야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사 제품의 대용량 저장기능·넓은 화면·방수·무선 충전 등을 강조했다.

해당 동영상은 지난 18일 기준 조회수 1742만5945회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재미와 기기의 장점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 재치 있게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 제품을 디스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애플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을 구매자를 조롱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잠재적 소비자를 조롱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지적은 앞서 LG전자도 받은 바 있다.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의 노트8을 저격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망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경쟁사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8’을 겨냥한 티저광고를 선보였다. 해당 광고에서는 ‘너와 헤어져야 할 이유가 생겼어’라는 멘트와 문구가 함께 등장한다. 이후 노트를 찢는 장면과 함께 손으로 옆에 있던 연필을 부러뜨린 후 ‘똑 부러지게 보여줄게’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광고에서 찢긴 노트는 ‘갤럭시 노트8’을 부러뜨린 펜은 갤럭시 노트에 내장 된 ‘펜’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LG전자의 V30은 별다른 국내에서 별다른 흥행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통업계 등에 따르면 V30은 출시 한 달간 누적판매량이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트8은 출시 후 일평균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유지하며 노트 시리즈 중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갤럭시노트8이 더 잘 광고에선 내비쳤던 자신감이 오히려 민망해지는 상황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방법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경쟁력만 증명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입지에 이미 서 있다.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은 광고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경쟁사를 뛰어넘는 기술과 기능에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인다면 똑똑한 소비자들은 알아서 그 핸드폰을 선택할 것이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