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폭탄 시계제로, 서민금융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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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금융권 규제에 풍선효과 ‘극명’…대처 후에도 성장세 지속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23 12:57:16

국내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서민금융을 책임지는 상호저축은행업계의 대출 증가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시행한 1금융권 대출 심사 강화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9.8% 증가한 수치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2015년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3분기 9조4000억원을 기록했던 가계대출 잔액은 이듬해 3분기 9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2013년 3분기 9조원, 2014년 3분기 9조5000억원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5년부터 박근혜정부 부동산 완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 9조5000억원이었던 잔액은 2015년 3분기 3조2000억원 증가해 1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초 1금융권에 도입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저축은행 가계대출 상승세를 더욱 부추겼다. 시중은행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저소득층,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조5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가율은 35.4%에 달한다. ‘풍선효과’가 명확히 나타난 것이다. 풍선효과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전 상호금융권으로 확대했지만 증가세를 완전히 잡는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9.8%다. 증가폭과 증가율 모두 감소하기는 했지만 가계대출은 여전히 큰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은 모두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협의 경우 2013년 3분기 21조8000억원에서 이듬해 24조9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15년과 2016년 각각 3분기 기준 28조1000억원, 3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역시 보다 증가한 37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는 2013년 3분기 39조6000억원에서 2014년 3분기 46조40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이듬해 4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3분기 기준 각각 59조3000억원, 7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제 2금융권의 경우 1금융권을 이용하기 힘든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고객의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기준금리 등이 인상될 경우 타 금융권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