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중소기업 정책 핵심은 수출 기업 양성

이철현 칼럼 비즈인사이드

이철현기자(ch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2-01 14:24:00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이철현 편집위원
중소벤처기업부가 11월30일 출범했다. 중소기업 위주 경제성장이라는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기조에 부합하고 현 정부의 유일한 신설 부처다보니 기대와 우려가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출범식에 참석해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기술탈취, 납품단가 후려치기, 부당 내부거래 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천명했다. 공정경제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뜻이니 왈가불가할 게 아니다. 다만 대기업 갑질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를 중소기업 정책의 핵심기조로 설정하는 건 적합치 않다. 
 
중소기업 정책 기조는 수출 기업 육성에 맞춰야 한다. 성장, 가치 창출 등 정책 효과에 기초해 중소기업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제2도약에 성공하려면 우량 중소기업을 대거 양성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대신 우량 중소기업 앞에 ‘수출’이라는 수식어를 첨가해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 354만여개 중 수출 기업은 고작 3%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97%가 좁은 내수시장에서 아귀다툼을 벌이듯 경쟁하고 대기업 1, 2, 3차 하청업체로 연명하고 있다. 시장이 협소하다보니 살아남기 힘들고 대기업 하청에 치중하다보니 대기업 횡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수출하는 중소기업을 양성하는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일본 교토식 기업이나 독일 히든 챔피언을 대규모 양성할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는데 힘쓰고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무라타, 교세라, 니혼덴산 등 교토식 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좁은 교토 시장에서 경쟁하려 하지 않았고 도쿄에 있는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연명하려 하지 않았다. 무라타는 적층세라믹콘덴서, 교세라는 세라믹, 니혼덴산은 초소형모터 세계 시장의 70~90% 장악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같은 완성품 제조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일찌감치 따라 잡혔다. 하지만 교토식 기업은 난공불락이다. 기술력과 제품 품질에 기초해 금성철벽 같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독일을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만든 것도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이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시몬은 저서 ‘히든 챔피언’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유럽국가 독일이 세계 1위 수출국으로 자리잡게 한 것은 폴크스바겐, 지멘스, 바스프, 보쉬 같은 유명 대기업이 아니라 강력한 수출 경쟁력을 가진 다수의 중소기업들이다”라고 갈파했다.
 
한국은행은 30일 기준금리를 1.5%로 올렸다. 한국은 2014년 이래 금리를 올린 첫 아시아 국가가 됐다. 금리 인상 배경에는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자신감의 원천은 수출이다. 11월 수출은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이에 한국 원화 가치는 지난달 4% 이상 치솟았다.
 
이 덕분에 한국 경제는 지난달 7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가 3.6%에 육박하고 있다. 북한이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해도 투자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출 덕이다. 수출은 여전히 한국 경제 성장동력으로서 유효하다.
 
다만 대기업이 수출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 대기업 대다수가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독일, 일본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후발 개발도상국과 경쟁하다보니 자원을 추가 투입해 늘릴 수 있는 수출량, 즉 한계 수출량이 적다. 중소기업은 다르다. 특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과 제품 개발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미국, 독일, 중국 등 대기업에 원료, 부품, 솔루션, 반제품 등을 공급할 수 있다. 시장 내지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기민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빠르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불공정 경쟁행위를 근절하는 일은공정거래위원회에 맡기면 된다. 안 그래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경영진을 떼로 불러다 혼내가며’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교토식 기업이나 히든 챔피언에 견줄만한 한국 중소기업을 양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헤르만 시몬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으로 독일 기업 500개를 거론했다. 이에 견줄만한 국내 중소 제조기업을 떠올리지 못한 나로서는 독일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정치가 아닌 국가를 위하는 게 진정한 보수죠”
“진정으로 애국하는 깨어있는 시민 중요…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