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새는 개인정보, 독립해서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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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06 15:21:08

지난 10월 국내 대형 여행사 중 하나인 하나투어가 해킹을 당해 고객들의 이름·연락처·주민등록번호·집주소·이메일주소 등이 유출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알집’, ‘알툴즈’ 등으로 유명한 사무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이스트소프트에서 해커에 의한 가입된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13만3800여건이 유출되기도 했다.

이같은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문제도 대두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008년 옥션에서 1863만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래 10년 넘게 거의 매년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정보는 이름,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이메일 주소 등 개인에 관한 정보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각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리킨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금융, SNS, 포털 사이트 등이 엮이는 경우에는 신변이나 자산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각 업체들 등은 서비스 이용과 마케팅 등을 이유로 개인정보를 꾸준히 모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자조적인 표현도 등장했을 정도다.

때문에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도 공인인증서, 아이핀 등 개인정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이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거의 매달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찾아온 개인정보 보호수단이 적합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체수단들은 대부분 국가기관이 아닌 개인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등의 회사에서 담당하며 매년 44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아이핀 역시 SCI평가정보,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등의 회사를 이용해야 한다.

개인인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생체인식이다. 지문, 홍채 등은 개개인 마다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이용해서 개인 인증의 수단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생체인식의 경우 국가에서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채취하는 것을 제외하면 별도로 전 국민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은 전혀 이뤄져 있지 않다. 결국 공인인증서와 아이핀을 이용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체인증을 활용하면서 개인정보를 보다 확실하게 지키기 위한 대안으로 가칭 ‘개인정보보호·관리위원회’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상 행정, 입법, 사법 등으로부터 독립돼 운영되는 것처럼 개인정보보호·관리위원회를 설립해 정부로 부터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각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인인증서, 아이핀 등을 모두 폐지하고 나아가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모두 폐기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각 회사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를 없애고 국가기관의 본인인증 절차로 신분 증명을 일원화하자는 것이다.

개인의 신원을 증명하고 싶은 경우 서버·클라이언트 형식으로 개인정보보호·관리위원회가 갖고 있는 정보와의 일치여부만을 확인해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기업들이 각 개인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필요성이 사라진다.

특히 개인정보보호·관리위원회가 보유하는 개인 정보의 내용 중에 지문정보뿐 아니라 홍채 등 생체 정보까지 포함된다면 개인의 신분 인증은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신원 증명을 위한 하드웨어들이 갖춰져 있다는 전제하에서 진행되는 논의다.

또 행정부 등 국가기관에서 개인의 정보를 마음대로 활용해 개인을 사찰하는 등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인권위원회 같이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같은 개인정보관리가 일원화된다면 개인정보가 줄줄 새는 일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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