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휘동 왜이러나…LG·SK 추격에도 개인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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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42>]- 청호나이스(엠씨엠/마이크로필터)

내부거래 후 배당 통해 지갑 두둑, 위태로운 2위 상황과 ‘극명 대조’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13 00:05:15

▲ 정수기 업계를 주름잡던 청호나이스가 직수형 정수기 인기와 함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휘동 회장은 사기업격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청호나이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의 도 넘은 사익추구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자신과 가족들이 지분의 100%를 소유한 기업들에 일감을 몰아준 후 배당금을 챙기는 형식으로 배를 불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행태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청소나이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게 여론의 중론이다. 청호나이스는 현재 LG·SK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로부터 시장 점유율 압박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필터·엠씨엠 등 내부거래로 배불린 정휘동 사기업, 배당금도 두둑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청호나이스 특수관계기업 중 ‘마이크로필터’와 ‘엠씨엠’ 등은 이른바 오너 사기업으로 평가된다. 두 기업 모두 정 회장 일가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다. 우선 마이크로필터는 지난해 말 기준 정 회장과 부인 이경은 씨가 지분의 80%, 2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필터는 수처리필터 제조 및 판매업체다. 정수기 사업을 오랜 기간 영위해 온 청호나이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마이크로필터가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은 117억원으로 전체 매출(579억원)의 20% 수준이다.

이곳은 2010년만 해도 내부거래율이 58%에 달했지만 2011년 정 회장이 회삿돈 횡령 혐의에 휘말린 이후부터 내부거래 비중이 차츰 감소했다. 실적도 함께 하락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 회장 부부에게 배당금은 꾸준히 지급됐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년 간 마이크로필터의 실적은 △2015년 매출액 579억원, 영업이익 74억원, 당기순이익 97억원 △2015년 매출액 579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당기순이익 81억원 등이었다.

가전제품용 수처리사업을 영위하는 엠씨엠은 정 회장이 지난해 말 기준 정 회장이 지분의 100%를 소유한 기업이다. 엠씨엠 역시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청호나이스에 의존하고 있다. 덕분에 엠씨엠 매출증기와 함께 내부거래율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엠씨엠의 최근 3년간 내부거래율(매출액·내부거래액)은 △2016년 33.6%(508억원·171억원) △2015년 30%(451억원·136억원) △2014년 21%(350억원·75억원) 등이었다. 설립 후 한 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엠씨엠은 2015년과 2016년, 2년 동안 각각 7억5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금은 전액 배 회장 몫이었다.

국내 정수기 시장 양대산맥 청호나이스, 1위에 밀리고 3~5위에 치이고

경제시민단체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최근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LG·SK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하나 둘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정 회장의 개인 기업 일감몰아주기 행위가 더욱 비판을 받는 배경이다.

과거 국내 정수기 시장은 사실상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양강체제였다. 아직까지 청호나이스는 코웨이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위태로운 2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웨이의 점유율은 꾸준한 수준을 지켜나가고 있는데 반해 청호나이스의 점유율은 점차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호나이스는 오히려 3~5위 업체들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였다. 과거 40%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청호나이스의 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들어 10%대로 떨어졌다. 반면 코웨이는 지난해 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하락세를 보인 이유로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처 미숙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이에 반해 후발 주자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직수형 정수기를 공격적으로 밀고 있는 SK매직(전 동양매직)과 LG전자는 점차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사업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지난해 ‘얼음 정수기 중금속’ 파동 이후 반사이익을 얻으며 1년 새 시장 점유율이 기존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35%(자체 파악 기준)를 기록했다. 올해는 30%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SK매직도 주력 제품인 직수형정수기 발판삼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정수기 업계 등에 따르면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SK매직의 점유율은 약 40% 가량이다.

직수형 정수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어나자 전통적 필터방식 역삼투압 정수기를 고집하던 청호나이스도 지난 10월 부랴부랴 직수형 정수기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미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LG전자와 SK매직이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뒷북 대처’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