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대출규제 후폭풍…미입주 대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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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대출 마련 못한 세입자 늘어…“원인 파악해 지원 강화해야”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12 15:55:51

정부의 강화된 부동산 규제가 입주시장이 위축된 모습이다. 잔금대출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 세대가 전달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이달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어 미입주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월 주택산업연구원(이하·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율은 전국 75.0%, 수도권 83.3%, 지방 73.2%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달 입주율이 전국 81.9%, 수도권 83.7%, 지방 81.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모두 낮아진 수치다.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는 ‘세입자 미확보’가 27.8%로 가장 높았고 △기존주택 매각 지연(22.2%) △잔금대출 미확보(22.2%) △분양권 매도 지연(1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입주를 못 하는 수분양자 비율은 8월 이후 줄곧 18% 안팎의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들어 22.2%로 증가했다.

이는 10·24대책을 비롯해 주택금융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분양자가 잔금대출을 마련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경기도와 인천을 중심으로 수도권 입주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세입자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제주권의 입주율은 60.0%로 전월 대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대전·충청권, 광주·전라권, 대구·부산·경상권 등의 하락 폭도 크게 나타났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에 입주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분양단지의 분양호수 중 입주 및 잔금 납부한 호수의 비중으로, 입주자모집공고 시 미분양분은 제외하고 계산한다.

이달 전국의 입주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전망이다. 주산연 조사에 따르면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Housing Occupancy Survey Index) 전망치는 67.9로, 지난달(76.7) 대비 8.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매달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입주경기 전망치(HOSI)가 60선을 기록한 것은 입주경기 조사를 시작한 8월 이후 처음이라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주산연 관계자는 “HOSI는 8월 이후 지난달까지 70~80선은 유지했으나 정부의 규제 정책 기조, 주택금융규제 강화, 입주예정 물량 급증 등으로 인해 이달 HOSI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 입주예정 물량은 5만7320가구로 최근 3개월 평균 물량(3만4439가구)보다 1.7배 많다. 특히 수도권은 41개 단지, 3만3787세대가 입주예정이다. 이는 지난달보다 1만7739세대가 증가한 것으로 미입주 세대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별 HOSI를 보면 입주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82.5)도 기준선(100)에 크게 못 미쳤다. 또 대구(73.5), 대전(73.3), 제주(73.3), 경남(70.6)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HOSI가 50~60선을 기록해 입주여건을 어둡게 전망한 사업자가 많았다. 특히 울산은 56.0으로 HOSI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산엽은 주택사업자의 철저한 입주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산연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이달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경기도·인천·울산·경북·충북 등의 지역에 입주예정 단지가 있는 사업자들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 수분양자의 미입주 원인을 파악해 기간 내 입주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입주지원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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