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부익부빈익빈’…보험준비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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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안전장치 ‘보험’…보상 못 받는다고 손해라는 생각 말아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12-17 21:45:15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중 민영보험을 따로 가입하고 있는 가구 수가 90%에 육박한다고 한다. 예기치 못한 큰 사고나 질병은 의료보험혜택을 받는다 할지라도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민영보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0%라는 수치 이면에는 보편적으로 삶에 여유가 있는 가구들이 민영보험 또한 잘 준비하고 있을 뿐 오히려 각종 민영보험을 더 필요로 하는 지극히 평범한 가구와 저소득층 가구는 여전히 준비가 많이 미흡하다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즉 보험 가입상태도 부익부빈익빈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왜 보험마저도 부익부빈익빈이 되가는 것일까. 그 해답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보험 준비를 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흔히 보험을 돈 있는 사람들이 준비할 수 있는 것이라 얘기한다. 이는 반쪽짜리 진실이다. 물론 돈이 있다면 따로 보험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보험료 부담 여부를 떠나 필요성을 느껴 가입의사를 말하고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싶어서 보험을 가입한다고 얘기를 한다. 그렇다. 보험은 여유가 있어서 준비하는 상품이 아니라 나의 재산을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험준비’ 하면 적잖은 사람들이 보상 못 받으면 아까운 걸 왜 가입하느냐, 애들 학원비 내기도 빠듯한데 보험 가입할 돈이 어디 있느냐 등의 말부터 꺼낸다. 경험상으로 특히 남성분들이 더욱 부정적으로 말한다.

보험료는 보장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비쌀 수도 저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일단 부정적인 생각으로 먼저 접근을 하다 보면 어느 누구도 보험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생각할 수 없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반대로 차라리 내가 술자리 한 번 덜 참석하고 보험을 준비해야지, 커피 몇 잔 덜 마셔야지 등의 생각은 왜 안 하냐고 되묻고 싶다.

금전적 여유라도 있다면 이해라도 해보겠는데 큰 일이 발생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얘기는 하면서 왜 리스크를 준비할 생각은 전혀 못하는 것인지 너무나 안타깝다. 아무리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지만 앞뒤가 너무 맞지 않다.

보험은 소모품이다. 나 또는 내 가정의 미래를 위해 지금 지출해야 하는 하나의 지출 항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언가를 무조건 얻기 위해 준비하는 상품이 절대 아니다. 여측이심이라 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마음이 다르듯 지금에만 치중해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보험이란 리스크를 최소로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각종 보상을 받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손해 본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오히려 막연한 여러 사고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 비용 지불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보험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가입자의 경제력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험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금이라도 보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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