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에 건립될 예정인 한국불교문...'))
신도시가 들어서고 인구가 늘어날수록 주변 인프라 역시 발전해 나가기 마련이다. 교통부터 시작해 의료, 교육, 문화시설에 이르기까지 잘 갖춰진 인프라는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 없다. 특히 문화·편의시설 등은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손꼽힌다. 거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도시의 경우 문화·편의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도 그 중 한 곳이다. 특히 최근에는 그나마 설치 중인 문화시설마저 특정 종교의 색채가 짙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하·불교문화체험관)이 주인공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세종시를 방문해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을 둘러싼 시민들의 반응 및 평가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세종특별자치시(이하·세종시)에 건립될 예정인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하·불교체험관)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불교체험관은 대한불교조계종(이하·조계종)이 주도하는 종교문화 사업 중 하나다. 시설 내부에 사찰을 비롯해 불교 문화재, 전시실, 공연장 등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불교문화체험관을 건립하는 조계종 총무원은 한국불교문화체험관에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복지시설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수도로 발전하는 세종시에 전통문화의 보고인 전통사찰 문화를 시민과 국민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은 사업 자체만으론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비용 조달 문제가 결부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와 정부는 사업비 180억원 가운데 108억원을 각각 54억원씩 지원할 방침이다. 시민들은 세종시가 다른 시 단위 자치단체에 비해 각종 문화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똑같은 돈을 써서 굳이 특정 종교의 색채가 짙은 시설을 지원하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종교문화사업 지원에 지자체·정부 108억원 지원…‘반쪽짜리 문화시설’ 지적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 설립될 예정지 인근을 찾았다. 부지는 세종정부청사와 세종호수공원 뒤편과 국책연구단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넓게 펼쳐진 S-1 생활권 부지는 세종시 내 국회 분원 후보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유보지가 위치해 있다. 세종시 내에서도 높은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곳이라는 게 세종시민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불교문화체험관은 세종시 전월산 특화종교용지 S-1 생활권에 5850㎡ 규모로 세워진다.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내후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세종시는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에 필요한 총 사업비 180억원 가운데 5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중앙정부와 조계종이 각각 54억원, 72억원씩 투자해 민간자본 보조 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
|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사진=세종시청, ⓒ스카이데일리] |
세종시는 불교문화체험관에 대한 지원이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체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예산과 관련해 전체 사업비의 40%인 72억원을 조계종이 부담하는 데다 내부에 시민들을 위한 전시실, 공연장 등이 마련되기 때문에 지원금 54억원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서 세종시는 조계종과 함께 불교문화체험관 사업계획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8월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불교문화체험관 사업 승인도 통보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내년 사업비 가운데 국비 20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시설 보단 종교시설이라는 인식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종시 내에 문화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혈세까지 써가면서 일반 문화시설이 아닌 종교 색채가 짙은 문화시설을 지원하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민 최수훈(57·남) 씨는 “종교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방문하는데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며 “모두를 위한 문화시설이라고 하기엔 종교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와 국가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남녀노소 모두가 거부감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시 아름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하나(29·여) 씨는 “종교체험관이 무조건 부정적인 시설은 아니지만 세종시민을 위한 시설인지는 의문이다”며 “불교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체험관이면 사실 세종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전시·공연 시설도 없는데”…부족한 문화시설에 뿔난 세종시민
세종시가 다른 시 단위 자치단체에 비해 열악한 문화시설을 갖춘 점도 불교문화체험관을 향한 시민들의 비판 여론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세종시의 인구는 지난 12월 기준 약 28만 명이다. 5년 전인 지난 2012년 11만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세종시의 문화시설은 ‘특별자치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에 그쳤다. 세종시의 공연·예술 시설로 꼽히는 시설은 세종문화예술회관과 세종문화원 단 2곳이다. 좌석수는 각각 870석, 250석 등 1000석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세종시 조치원읍에 자리하고 있어 세종시의 중심부인 정부청사와는 약 15km 가량 떨어져있다.
문화수요 해소를 위해 문화국제교류 단지인 나성동에 세워질 예정인 세종아트센터 역시 현재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문화·체육시설은 아름스포츠센터와 보람수영장 2곳이 전부인데다 종합운동장의 경우 아직 입지와 규모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세종시와 비슷한 인구수를 가진 광명시(약 33만명)의 공연시설은 시민회관, 광명오픈아트홀, 광명문화원, 하안문화의 집 등으로 총 1600석에 이른다. 시민회관 내에는 전시실이 추가로 마련됐다.
또 광명시 시설관리공단은 광명골프연습장, 국민체육센터, 다목적 운동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육 공간으로는 체육관을 제외하고도 자전거 문화놀이공간인 스피돔, 물놀이장 등을 갖췄다.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꼽히는 영화관의 경우 광명시는 3곳이지만 세종시는 1곳에 불과했다.
2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세종시민 유희진(33·여) 씨는 “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문화시설 등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며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교만 늘어갈 뿐 수영, 스케이트 장 등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운 경험을 시켜줄 만한 시설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부모님을 따라서 세종시로 이사왔다는 김진혁(17·남) 군은 “이곳으로 이사 온 이후 영화보거나 쇼핑할 곳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영화를 보려면 차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노브랜드나 슈퍼마켓을 제외한 대형 마트도 주변에 없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관, 놀이공원, 콘서트장 등이면 몰라도 불교문화를 체험하러 갈 것 같지 않다”며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시설 등도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과 관계자는 “불교문화체험관의 총 사업비 180억원 가운데 72억원을 조계종이 직접 부담하고 나머지 108억원을 국가와 세종시가 전체의 30% 수준인 54억원씩을 지원해 적정한 수준이다”며 “행정안전부의 심사에서도 54억원 지원은 적합하다고 승인을 받은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 다른 문화시설 건립보다 진행이 빠른 이유는 시가 아니라 조계종이 직접 추진해서다”며 “문화시설의 확대를 위해 세종시도 시립도서관, 세종아트센터, 박물관 단지 조성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1
화나요1
슬퍼요1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