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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 '대만 타이난의 한 오락장에 설치된 인형뽑기 기계가 최근 논란이 ...'))
대만 타이난의 한 오락장에 설치된 인형뽑기 기계가 최근 논란이 됐다.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성 10여명이 기계 속으로 들어가 남성들의 게임 참여를 유도하는 등 호객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풍경은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되거나 동영상·사진 등이 게재되면서 순식간에 대만사회 전반으로 퍼지게 됐고 그릇된 성 상품화를 질타하는 여론이 대두됐다. 이 소식을 접하고 비단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 까닭은 우리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병원 두 곳이 논란이 됐다. 간호사들이 병원 또는 재단 행사에서 선정적인 걸그룹댄스를 출 것을 강요받았다는 것이 논란의 도화선이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 이어 최근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단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왜 간호사였느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식되기론 간호사의 사회적 지위는 의사보다 다소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과연 그 사회적 지위가 간호사를 무대 위로 이끌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사실 모두가 안다. 다른 행정직원들이 아닌 간호사들에게만 선정적 댄스가 강요된 이유. 간호사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눈요기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이 남성보단 여성이어야 한다는 남성우월중심의 사고가 빚어낸 촌극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와 같은 인식의 역사는 꾀 깊은 모양이다. 종교단체서 운영하는 병원에서마저 잘못이라는 인식대신 관행이라는 핑계가 대내외적으로 흘러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병원·재단 차원에서 단순 간호사를 무대 위에 올린 것이 아닌 여성 간호사를 성 상품화 해 온 셈이다.
성 상품화가 문제라고 묻는다면 “아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성은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상품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성매매도 그 중 일부겠지만 특히 자본주의 사회로 도래하면서 이는 보편화됐다.
19세기 말엽부터 달력·엽서·석판화 등에 반 나체의 여성들 사진이 실리곤 했는데 이를 ‘핀업 걸’(Pin-up Girl)이라 한다. 벽에 걸어놓는 사진이라는 의미다. 여전히 섹시한 여성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맥주회사 달력들이 핀업걸의 흔적이라 할 수 있겠다.
성 상품화가 만연한 것은 패션잡지만 펼쳐 봐도 이는 명백히 확인가능하다. 성은 중요하지 않다. 제품을 보다 아름답게 돋보일 수 있게 하는 모델 그 자체가 성 상품화다. 그래서 성 상품화가 결코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강요는 문제다. 앞서 병원의 사례처럼 원치 않는 상품화를 강요하는 풍토는 질타 받아야 마땅하며 끊어야 할 병폐다. 사실 우리 기업가에서도 이 같은 강요된 성 상품화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품위 유지를 이유로 유니폼 겉에 패딩점퍼 착용을 금지하는 항공사들의 행태도 강요된 성 상품화의 연장선상이다. 백화점에서도 대기업 본사 인포데스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분은 간단하다. 원치 않는 성 역할을 강요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중적으로 ‘상품’이란 단어가 갖는 뉘앙스는 다소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 대상이 인간이 됐을 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상품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더욱이 스스로를 과시하려는 SNS 홍수 속에서 더 이상 상품이란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는 희석됐으면 한다.
문제는 그 상품화가 강요되면서 빚어지는 폭력이다. 구시대적 사고의 잔재와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병폐다. 그렇기에 상품이란 단어가 이 폭력을 감싸는데 사용돼선 안 된다. 부디 사회적 지위를 무기삼아 강요하지 말고 ‘진정 원하는 지’ 질문을 던져볼 때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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