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소녀상 미지원·성노예 표현삭제 이면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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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의문검토 TF, 양국 비공개 고위급 회의서 결정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27 20:16:30

▲ 27일 서울 외교부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결과를 발표하는 오태규 TF 위원장 [사진=뉴시스]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과 합의된 내용 가운데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TF가 이날 발표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 발표 내용 이외 비공개 언급 내용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정대협) 등 피해자 관련 단체 설득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제3국 기림비 △‘성노예’ 용어 등과 관련한 사항들이 담겼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공개 부분에 대해 “이런 방식은 일본 쪽 희망에 따라 고위급 협의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측은 정대협 등 관련 단체가 합의 발표에 불만을 표명할 경우 한국 정부가 이에 동조하지 않고 관련 단체를 설득해주길 바랐다. 또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에 대해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을 물었다.

제3국 위안부 동상이나 기림비 등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한국 정부가 앞으로 ‘성노예’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관련 단체 이견 표명에 대한 설득 노력 △위안부 피해자 동상, 기림비 등에 대한 미지원 △‘성노예’ 단어와 관련해 공식 명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재차 확인 등으로 응답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공개된 내용 이외의 합의사항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소녀상과 관련해선 그런 것이 없다고 하면서도 정대협 설득, 제3국 기림비, ‘성노예’ 표현과 관련한 비공개 내용이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쪽은 협상 초기부터 위안부 피해자 단체와 관련한 내용을 비공개로 받아들였다”며 “이는 피해자 중심, 국민 중심이 아니라 정부 중심으로 합의를 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오태규 TF 위원장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합의 경위·내용 보고서 발표하며 “외교는 한쪽이 원하는 내용을 전부 관철할 수도 없고 이런 것이 전부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만 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저희 TF는 이러한 외교의 특성과 어려움을 감안해도 네 가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TF가 지적한 네 가지는 △피해자 중심 접근이 이번 위안부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 △위안부 등 역사 문제가 한·일 관계 뿐 아니라 대외 관계 전반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균형 있는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안보·국방 같이 비밀이 필요한 극히 제한된 부분 외의 사안에 대해서 외교에서도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민주적 과정과 절차가 중시돼야 한다는 점 △외교 협상에는 관련 부처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 체제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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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