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개성공단 철수’ 구두지시…적법절차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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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정책혁신 의견…‘NSC를 통해 결정’ 발표는 거짓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28 15:41:47

박근혜 정권 당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에 따라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이하·혁신위)는 28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정책혁신 의견서를’ 발표하면서 “지난 정부의 발표와 달리 지난해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이전인 2월 8일 박 전 대통령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개성공단 철수가 NSC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지난해 2월 10일 중단 됐다. 지난해 북한은 1월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일삼고 있었다.

위원회에 따르면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NSC 회의에서는 개성공단 중단이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인 8일 오전 김규현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철수를 구두로 지시한 사항을 통보했다.

이후 김관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회의를 소집해 통일부가 만든 철수 대책안을 기초로 세부계획이 마련돼 10일 발표가 이뤄졌다.

혁신위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조차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NSC는 국무회의 심의에 앞서 대통령 자문에 응하는 헌법상 기구다. 하지만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는 하지도 않았다. 또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가 문서로 이뤄져야 한다는 헌법 조항(제82조)을 지키지 않고 구두 지시로만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혁신위는 당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명분으로 내세운 주요 근거도 충분하지 않고 철수가 급하게 진행돼 기업의 재산권 보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당시 중단의 주요 근거로 내세운 개성공단 임금 전용은 구체적인 정보나 충분한 근거, 관계 기관의 협의 없이 청와대의 의견으로 삽입됐음을 확인했다”며 “당시 근거로 참고한 문건은 주로 탈북민의 진술과 정황에 기초한 것으로 객관성과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철수 일정과 집행도 매우 급박하게 진행돼 기업의 재산권 보전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은 법률을 뛰어넘는 초법적 통치 행위로 이뤄졌다”며 “안보적 위기 상황에서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해당 조처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