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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5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복날은 간다’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이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짧은 분량의 소설을 한 편 올렸다.
처음에는 맞춤법도 틀리곤 했지만 네티즌들의 댓글을 통해 피드백을 받으며 한 편, 한 편 글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복날은 간다’가 쓴 소설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글이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반전이 독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언뜻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의 짜임새였지만 곱씹어보면 개연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복날은 간다’ 만의 독특한 이야기에 네티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글이 한편 올라오면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1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100건이 넘는 추천수를 받기 일쑤였다. 2년이 지금까지 ‘복날은 간다’는 매주 3~4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꾸준히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 글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됐다. ‘복날은 간다’라는 닉네임을 쓰는 김동식 작가가 지난 2년간 쓴 단편소설 300여편 중 고르고 고른 60여편의 글이 주제별로 나뉜 3권의 책에 각각 담겨서 출판되는 것이다.
책이 출간되면서 김동식 작가의 사연 역시 화제에 올랐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심금을 뒤흔든 김동식 작가는 평생 글을 배워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아연 주물 공장에 취직해 10년 동안 일한 것이 김동식 작가의 경력의 전부다.
초반부에 맞춤법을 틀리곤 했던 모습은 글을 단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그의 이력에서 비롯됐던 것이다. 하지만 10년간 노동자로 일하면서 마음속에 쌓여 알알히 맺힌 이야기들이 한 방울씩 단편소설로 뭉쳐져 네티즌들을 감동시켰다.
그의 이야기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회색인간’ 등 3권의 책에 담겨서 오프라인 독자들에게 모습을 보이게 됐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김동식 작가의 소설은 비정상적인 혹은 비일상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 인간의 적나라한 양태를 보여준다”며 “무인도에 갇히거나, 외계인의 공격을 받거나 정체절명의 순간에 놓였을 때 기존의 상식 바깥의 행동을 하는 인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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