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보험시장, 소비자 위한 상품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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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지난해 저해지환급형, 간편 건강보험 등 다양한 상품 인기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1-02 11:14:22

지난해 보험회사는 분주했다. 갈수록 보험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느라 바쁜 한 해였다. 해지환급금이 적은 상품부터 생활비 받는 보험에 유병자라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까지 다양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띈 것이 바로 해지환급금의 지급금을 납입기간 내에 줄이거나 없애면서 기존 보험료보다 가격을 많이 낮춘 형태의 상품개발이다. 최근 2년 동안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적잖은 보험료 인상으로 고민을 한 보험회사로서는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했다. 그래서 보험해지를 하지 않는다면 해지환급금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보험료 대비 가성비를 최적화 시키겠다는데 착안을 해 해지환급금이라는 부분에 손을 대면서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속속 내놓았다.

이 상품은 필자의 주관이지만 손해보험사의 상품들이 좀 더 우세했다. 아무래도 사망보험금보다는 100세 시대에 걸맞게 노후를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각종 진단금을 추가 가입하려는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한 보험 상품은 또 있다. 바로 유병자를 위한 보험상품이다. 기존에는 어딘가 아프면 보험가입은 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말그대로 보험회사가 손해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대부분의 회사들이 간편 건강보험이라는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지병이 있는 소비자들도 최소한의 가입조건이 맞으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가입조건은 상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흔히 업계에서 불리는 3·2·5다. 3개월 이내에 병원을 방문한 적이 없어야 하며, 2년 이내에 입원 또는 수술이 없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5년 이내 암 진단을 받지 않으면 된다. 이 세 가지 사항에 대한 해당사항이 없으면 보험가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고혈압, 당뇨 등 몇 가지 질병들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100% 만족은 없는 법이다. 이 상품은 대표적으로 암, 뇌, 심장 등과 관련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들이다. 그런데 암 진단금의 경우 다른 상품의 일반암과 차이가 없지만 뇌보장의 경우는 뇌경색은 보장이 안 되는 뇌출혈 보장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즉, 실제 발병률이 뇌경색보다 낮은 뇌출혈만 보장받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상품은 대다수 10~20년 주기의 갱신형 상품으로 이 후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칫 보장이 된다고 일반 보험 상품 가입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비교도 해보지 않고 젊은 나이에 이 상품을 가입한다면 먼 미래에 큰 낭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을 비롯해 각종 매체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반면 갈수록 보험시장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보험회사는 해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보험 상품을 내놓기 보다는 최소한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만큼은 긁어 줄 수 있는 상품들을 앞으로 계속해서 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험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기 전에 필자도 소비자의 한 사람이다. 올 한 해는 더욱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개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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