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기쁨 잠시…은행권 희망퇴직 바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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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한은행 연초 희망퇴직 접수…디지털, 청년취업 영향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04 14:12:54

은행권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1조84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05% 상승한 수치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19% 증가한 1조6960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은행, KEB하나은행도 각각 전년 대비 24.63%, 19.97% 상승한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과 이달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2일까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 및 전환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신한은행 역시 근속연수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 이상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중에 있다. 기존 신한은행은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에 대해서만 희망퇴직을 신청해왔으나 올해는 직급과 상관없이 연차와 나이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어 보다 많은 이들이 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총 1011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하나은행은 연말에 총 207명에 대한 희망퇴직이 이뤄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534명이 희망퇴직했다.

연이은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 감원 움직임이 지속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의 성장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뱅킹을 비롯한 인공지능 등이 점차 은행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향후 지점 및 인력 감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경제연구원이 은행 임직원 37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는 현재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직무가 사라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직무가 4차 산업혁명으로 사라질 것인가’는 질문에 36.5%가 ‘그렇다’는 응답을 보였으며 23.0%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는 13.9%, 3.8%에 불과했다.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대간 빅딜’ 요구 역시 희망퇴직의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현 금융당국이 명예퇴직 활성화를 통한 신규 채용 확대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주요 시중은행들도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장기근속 직원의 명예퇴직이 더욱 많은 청년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적극 유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