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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국민기업’이다. KT 스스로도 사명이 내포한 의미로 ‘Korea Telecom’을 내세우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이 내세운 olleh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황창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KT 지배구조 자체도 ‘국민기업’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민영화가 단행되긴 했지만 여전히 공적자금 성격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운용자금은 국민들이 낸 공적자금이다. 사실상 국민 소유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KT가 타 기업에 비해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황 회장 취임 이후 KT는 책임 경영에서 다소 동떨어진 행보를 보여 줄곧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특히 황 회장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KT에 적지 않은 손실을 입혀 비판의 목소리는 상당했다. 해당 신사업들이 대부분 전임 박근혜정부가 주도적으로 육성한 분야라는 점이 주목됐다. 정권 눈치보기식의 사업을 전개하다가 KT에 손실을 입혔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황창규 리스크에 멍드는 국민기업 KT’의 두 번째 주제로 황창규 회장의 신사업 추진 후폭풍에 대해 다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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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의 경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직접 주도한 신사업이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어서다. 황 회장이 주도한 신사업 대부분이 전임 박근혜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사업 부문에 속해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KT 안팎에서는 황 회장이 정권 비위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국민기업이나 다름없는 KT에 적지 않은 손실을 끼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는 점에서 ‘친박근혜 기업인’의 대표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황 회장은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CEO 직속으로 미래융합사업추진실, 플랫폼사업기획실, 글로벌사업추진실 등을 만들어 진두지휘해왔다. 이 중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은 KT신사업기획을 맡은 곳으로 산하에 스마트에너지사업단·통합보안사업단·미래사업개발단 등을 두고 있다.글로벌사업추진실의 경우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기획부문 산하 기구로 편입됐다.
통신기업 KT의 바이오·헬스케어 도전…‘박근혜정부 비위맞추기’ 비판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KT는 젠큐릭스와 합작법인 엔젠바이오를 설립해 암 관련 동반진단 시장에 진출했다. KT가 바이오산업에 진출한 첫 번째 사례다. 엔젠바이오 출범 당시 지분구조는 젠큐릭스와 KT가 각각 50.2%, 49.8%씩 보유한 형태였다. 지금고 마찬가지다. 젠큐릭스는 유전체 해독 방법 중 하나인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지난 6월 유방암 유전자 검사 제품을 선보인 기업이다.
엔젠바이오 설립은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한 도전이었던 만큼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산하 미래사업개발단에서 추진했다. 당시 미래사업추진단장을 맏고 있던 송재호 전무(현 통합보안사업단장)는 엔젠바이오 설립 당시 “KT가 지난 5년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역량 기반으로 유전체 분석 기술을 축적한 노력이 이제 꽃을 피웠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젠바이오는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젠바이오는 △ 2015년 4억원 △2016년 18억원 등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이미 직전 해의 손실 규모를 넘어섰다.
엔젠바이오의 실적 부진을 두고 KT 안팎에서는 ‘정권 비위맞추기에만 몰두한 결과’라는 비판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화살은 신사업 진출을 주도한 황창규 회장을 향하고 있다. 실제로 KT가 처음 바이오산업에 진출한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해당 분야 육성 의지를 드러냈던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당시 KT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다른 대기업보다 2~3배 가량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정부 코드맞추기 행보에 유독 열을 올려 주변의 눈총을 사고 있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KT를 본받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내뱉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통신사업을 영위하는 KT가 바이오사와의 협업을 추진한 것을 두고도 정부 기조에 발맞춘 행보로 평가됐다.
엔젠바이오의 부진에 대해 KT 관계자는 “엔젠바이오가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은 바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기 때문에 신사업에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신사업이 처음부터 흑자를 내긴 어려운데, 특히 바이오 사업은 투자·인큐베이팅 단계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싹도 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사업으로 불리는 헬스케어 사업 육성을 위해 법적인 규제가 심하지 않은 러시아·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진출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올해도 새로운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고 헬스케업 사업이 성과가 나면 유전자 정보 쪽도 동반해서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히 사라진 ‘쇼닥’, ‘두비두’…불완전 서비스 제공에 소비자 지탄 받는 ‘클립카드’
황 회장이 직접 이끄는 또 다른 신사업 추진기구 플랫폼사업기획실도 실패의 쓴맛을 수차례 맛봤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는 ‘쇼닥’과 ‘두비두’ 등이다. 지난해 7월 서비스가 종료된 ‘쇼닥’은 가격비교를 통해 보다 편리한 모바일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앱 서비스다. ‘쇼닥’은 ‘쇼핑(Shopping)’과 ‘닥터(Doctor)’의 합성어로 ‘쇼핑주치의’를 표방했다.
KT는 오픈마켓·소셜 커머스 등 30여개 쇼핑몰 사업자와 제휴해 확보한 약 2억건 이상의 상품정보를 고객 이용패턴 등과 연계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하지만 출시 된지 1년 4개월 째 서비스가 조기 종료됐다. 쇼닥의 실패 원인으로는 이미 기존 플랫폼에서 실행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 기법에 크게 벗어나지 못해 경쟁력을 얻지 못한 점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당시 쇼닥 서비스 운영자는 “빠르게 변화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여러분께 쇼닥 서비스의 더 많은 가치를 드리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쇼닥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 드리지 못하게 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서비스 확대 한계성에 대해 스스로 시인한 것으로 셈이다.
지난 2016년 ‘한국판 유튜브’를 표방하며 출시했던 동영상 커머스 서비스 ‘두비두’도 1년이 안 돼 자취를 감췄다. 경쟁서비스와의 차별화 실패에 따른 이용자 감소가 종료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한국판 알리페이’를 꿈구며 야심차게 출시한 ‘클립카드’는 불완전한 서비스로 호응은커녕 오히려 소비자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 클립카드는 기존 실물카드 정보를 하나의 카드에 담아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다. 최대 21장의 카드 정보를 입력시켜 필요할 때마다 하나의 카드를 선택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욱 KT플랫폼사업기획실 실장은 “오는 2020년까지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출시 7개월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 제휴카드 협약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광고를 통해 ‘21장의 카드를 한 장에’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부 카드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의 카드들은 정보 입력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클립카드 앱에 공지사항으로 사용 불가 상품을 안내했지만 일부 고객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신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소기의 목적이나 성과를 100% 다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커넥티드카와 사물인터넷 쪽은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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