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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외적으로 세계는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며 세계 발전의 공헌자이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군사제도의 발전을 위해 올해 중점 추진정책으로 ‘강군 육성’을 제시했다. 일명 ‘강군몽(强軍夢)’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 주석은 새해 벽두부터 방한 군복에 방한모를 쓰고 검은 장갑을 끼고는 중앙군사위원회 고위간부들을 모두 대동하고 나타났다.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 3일 중부전구 소속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전 군에 전면적인 전쟁준비와 실전적인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시 주석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연병장에 집결한 병사들이 큰소리로 군인선서를 외친 뒤 일제히 대규모 전개훈련을 실시했다. 전국 4000여개 훈련장에 대기하고 있던 육·해·공군뿐만 아니라 미사일부대, 군수지원부대 및 무장경찰 등 인민해방군 산하 모든 부대가 동시에 훈련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이러한 부대들의 훈련 모습을 CCTV를 통해 일일이 사열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19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강군몽’ 로드맵 행보이다. 2021년 찾아오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오는 2049년 찾아오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00주년을 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는 기계화·정보화를 통한 전략능력의 향상, 2035년까지 국방·군대의 현대화 실현, 2050년 세계 최강의 중국군을 완성하겠다고 이야기 한다. 이를 위해 군 전 분야에서 현대화 및 첨단화가 이뤄지고 있다. 작년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로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넘겼다.
육군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각종 첨단미사일, 공군은 스텔스 기능으로 무장한 첨단전투기 젠-20, 해군은 2030년까지 260척의 전함과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항공모함은 이미 세 번째 배가 건조에 들어갔다.
이렇듯 중국이 군사대국으로의 굴기를 계속하면 할수록 가장 먼저 크게 피해를 볼 나라는 우리나라이다. 중국의 군사굴기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서태평양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바다에서 중국과 가장 먼저 마주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중국은 3개의 가상 해상방위선인 도련선을 설정했다. 제1 도련선은 한반도를 예전처럼 중국의 영향권 안에 두고 나아가 남중국해를 안마당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제2 도련선은 러시아 캄차카반도~일본 오가사와라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 선이다. 제3 도련선은 미국 알래스카의 알류샨열도부터 하와이를 거쳐 뉴질랜드까지 이어진다. 결국 2049년까지 서태평양을 장악하는 게 중국의 구상인 것이다.
시 주석은 도련선과 일대일로 등을 통해 중국의 꿈이라는 대당성세 즉 세계의 패권을 잡아보겠다는 집념이 강해 보인다. 그건 시 주석 자신이 대당성세가 얼마나 허황된 가공의 역사인지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나라의 상징이라 할 수 있으며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였다는 당 태종 이세민의 쓰라린 피눈물을 아직 모르고 있는 듯하다.
수나라 병사들의 해골로 쌓은 경관
644년 11월, 낙양에 도착한 당 태종은 요수(遼水)가 범람해 건너지 못하자 오랫동안 머무르다가 3월이 되어서야 정주(定州)로 이동했다. 이때 당 태종은 신하들에게 “요동은 본래 중국의 땅이라 수나라가 네 번이나 군사를 출동시켰으나 이를 수복하지 못했다”며 “내가 지금 요동을 정벌하려는 이유는 중국을 위해 전사한 자제들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이며 고구려를 위해서는 시해당한 왕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사방이 대부분 평정되었는데 오직 고구려만 평정되지 않았으니 내가 늙기 전에 사대부의 남은 힘을 가지고 이 땅을 찾으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위 3가지 이유 중 한 가지 의문은 당태종이 왜 시해당한 영류왕의 원수를 갚음을 명분으로 내세웠냐는 점이다. 영양태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아우 영류왕은 당 고조가 고구리에 억류되어 있는 수나라 병사들을 돌려보내달라는데 협조했다.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책력 반포를 요청했고, 당나라 도교를 받아들이고 ‘노자’를 강의하게 했다. 특히 당나라에서 수나라 병사들의 해골로 만든 전승기념물인 경관(京觀)을 헐도록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고구리의 산천을 그린 지도를 당나라에 바치는 등 지극히 굴욕적으로 처신한 군주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사연이 있는 경관은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에 “요동성도 함락시키지 못한 채 고구려로 들어온 수나라는 각지의 성들을 공격했으나 하나도 함락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4~5개월간 고구려 병사들의 화살에 맞아 죽은 수나라 병사들의 시체가 산을 이룬다.
양식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문술 등이 패해 돌아오자 더욱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수양제는 최후의 요행을 바라며 모든 병사들을 오열홀(烏列忽) 아래 집합시켰으나 을지문덕이 이를 깨뜨려 사람과 말을 수없이 죽이고 노획한 물건이 산처럼 쌓였다”고 기술했다.
이어 “고구려는 이러한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경관을 세웠다. 뒤에 고구려가 망하매 당나라 장수 설인귀(薛仁貴)가 경관을 헐고 백탑(白塔)을 세웠는데, 사람들은 이를 당태종이 안시성을 침공할 때 당나라 장수 울지경덕이 세운 것이라 하나 이는 잘못 전해진 말로, 수서(隋書)에서 우문술의 살수에서의 대패는 기록하면서도 수양제의 오열홀에서의 참패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높은 이의 수치를 숨기기 위한 춘추필법(春秋筆法)이다”고 서술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한 오열홀은 바로 안시성으로 그곳에서의 대승을 기념하기 위해 고구려가 경관을 세웠다고 말한다. 나중에 그 경관을 설인귀가 허물고 백탑을 세웠다고 한다.
지난 2008년 그 백탑이 필자에 의해 산서성 남부 신강현에 있는 안시성 앞에서 발견됐다. 이를 통해 ‘조선상고사’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임이 입증됐다. 오열흘에서의 승리는 30만 명을 몰살시킨 살수대첩보다 더 큰 승리였기에 고구려가 오열흘 앞에 전승기념물인 경관을 세우지 않았겠는가.
중국의 ‘당태종 요동정벌의 자초지종과 실패원인’이라는 논문에는 “수나라는 세 번이나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실패했다. 고구려는 전쟁에서 죽은 수나라 병사들의 뼈로 경관을 만들었다.
고대 전쟁에서 승자는 자신들의 무공을 자랑하기 위하여 적의 머리를 모아 봉토로 만든 무덤을 경관이라 부른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위의 얇은 흙이 날리면서 해골이 드러나게 된다. 몇 십만 병사들의 영혼의 고함소리가 이 땅에서 끊이지 않는다”고 기술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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