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으로 비춰진 윤석금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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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 비춰진 윤석금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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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0 00:04:55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발자취는 곧 신화였다. 그는 출판사 외판원으로 시작해 연매출 6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낡고 퇴색된 오늘날의 웅진과 다른 웅진의 시대를 개척한 인물이었다. 그의 무기는 막강한 영업력과 렌탈 그리고 방문판매라는 효율적인 경영전략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각종 사업에 뛰어들었다.

주저하지 않았던 공격력은 결국 퇴색의 단초가 됐다. 지난 2012년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등에 유동성위기가 불거졌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다. 결국 그룹의 ‘캐시카우’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웅진식품·웅진케미칼 등을 차례로 내줘야 했다.

단 7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불과 30여년 만에 재계 32위에 오른 웅진그룹.한강의 기적만큼이나 빠른 성장속도를 자랑했지만 일본의 버블처럼 꺼지는 것 역시 한순간이었다. 그렇게 5년여가 흘렀다.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웅진그룹이 재차 세간의 이목을 속속 집중하게 한 것은 작년 말께부터였다.

구랍 19일 금융감독원은 웅진 측에 코웨이 인수 추진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튿날 웅진그룹은 사실 상 추진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남기며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날 웅진그룹은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언급했다.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할 것을 약속했다. 이후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타진과 별도로 올부터 정수기 렌탈사업을 재개할 뜻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윤 회장과 웅진그룹의 뜻은 이렇다. 정수기 사업에 재도전하는 과정에서 코웨이의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식었던 여론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한 셈이다. 만약 의도적인 마케팅이었다면 그야말로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사람들의 뇌리에 웅진 윤석금 그리고 코웨이란 세 단어만큼은 확실히 인식시켰으니 말이다. 사실 윤 회장과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엇보다 자금력이 문제다.

코웨이를 1조2000억원에 매입한 MBK파트너스 측은 2조원대 중반, 최대 3조원의 가격을 바라는 반면 웅진그룹의 잔고는 이보다 턱없이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윤 회장과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한 번 찔러본 셈이다.

그 효과는 지대하다. 부침에 겪은 웅진그룹의 이미지 개선에 힘을 실어줬으며 윤석금이 코웨이를 일군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적어도 ‘윤석금의 코웨이’를 잊은 이들에게로 하여금 공헌한 신규 렌탈시장 진입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은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동시에 주가까지 올렸으니 금상첨화나 다름없다.

다만 일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미 대기업까지 진출에 열을 올리며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 렌탈시장에 겨우 회생을 마친 웅진그룹의 도전이 무리수로 비춰지는 것이 주된 이유라면 이유겠다.

사재까지 털어 넣은 오너가의 희생도 물론 뒤따랐지만 직원들의 노고까지 더해져 겨우 안정을 찾은 웅진이 또 다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지울 수 없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웅진을 위한 용단이길 바라겠지만 앞서 윤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려 했다는 전례까지 있어 또 다시 오너가의 욕심이 그릇된 결과를 낳게 되진 않을지도 걱정스럽다.

윤석금 회장과 웅진 입장에선 도전의 해가 될 한해다. 부디 오늘의 우려가 부디 기우였기를 실낱같은 희망을 더해본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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