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KEB하나 회장 선임…관치vs적폐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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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후보군 발표 앞두고 금감원과 마찰…임추위, 강행·보류 고심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6 12:05:37

KEB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연이어 잡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회추위)는 16일 최종 후보군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회추위는 최근 금융당국의 선임절차 중단 요청에 발표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공식 착수한 회추위는 9일 회장 후보 16명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15~16일 회장 후보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후보군을 선정한 후 오는 22일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2일 회추위의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회추위에 15~16일로 예정된 후보자 면접을 연기하고 회장 선임절차를 잠시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15일에는 공문을 통해 ‘차기회장 선임 일정’에 대한 조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조사가 KEB하나금융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금감원은 현재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과 은행권의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하나금융지주를 검사 중에 있다. 구랍 18일 ‘하나금융지주 적폐 청산 공동투쟁본부’가 금감원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한 것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의 선임 일정 보류 요청을 두고 15일 회추위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렸고 격론끝에 후보자 인터뷰는 강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16명의 후보 가운데 외부인사 9명이 면접을 고사했고 내부인사 4명과 외부인사 3명이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진행과 별개로 최종 후보군 발표와 향후 일정 조정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회추위 측은 “금감원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하지만 우리의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 여부 등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조치를 두고 ‘관치 금융’ 논란도 일고 있다. 민간금융회사의 CEO선임과정에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한 표적 조사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인연이 있는 최흥식 금감원장이 특정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최 원장은 오늘(16일) 기자들과 만나 “공문발송은 권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특정 사람이 아니고 시스템을 얘기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반면 전 정권과 관련된 정당한 ‘적폐청산’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부실 대출 의혹의 대상 기업인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동시에 최순실의 전 남편 정윤회 씨의 동생 정만회 씨가 한 때 부사장으로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지속적으로 김 회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