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폭락 충격 속 은행권, 수수료 ‘짭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은행

거래소 가상계좌 서비스 제공, 총 22억원 수익…1위 기업은행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8 12:00:19

연이은 가격 폭락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관련 수수료로 적지 않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은 가상통화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가상계좌를 가상화폐 취급업자(가상화폐 거래소)에게 제공하면서 총 22억21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16년 기록한 6100만원보다 36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연말부터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하면서 은행들도 간접적으로 수수료 특수를 누린 것이다. 가상계좌 시스템은 기존 은행 전체 시스템에 포함돼있기 때문에 별도의유지비용도 들지 않는 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가상화폐 투자자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이다. 은행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주체는 거래소지만 거래소는 가상화폐 투자자로부터 보다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지난해 총 수수료 수익은 약 74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거래소는 입금 건당 은행에 200~3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며 출금 시에는 거래자로부터 약 1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최근 중국발 악재로 인해 발생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과는 별개로 은행과 거래소는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해 은행 중 가장 큰 수수료 수익을 거둔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건당 300원의 수수료로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총 6억75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2위는 빗썸, 코인원 등에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총 6억54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건당 수수료는 300원이다. 빗썸을 비롯한 5개 거래소에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6억21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4일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 서비스와 관련해 “은행들이 벌어들이는 수수료는 거의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국민은행은 빗썸에 서비스를 제공해 1억51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산업은행은 코인원으로부터 61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코빗, 코인플러그 등 4개 거래소로부터 59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박용진 의원은 “그간 은행들이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고객 보호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한 측면이 있었다”며 “공정한 검사를 통해 불법, 위법행위가 없었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