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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일명 ‘시진핑 사상’을 중국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오는 3월에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상정키로 결의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한다. 작년 10월 공산당 당장(당헌)에 반영한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이는 시 주석이 중국의 국부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절대 권력자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회의 후 발표된 공보문에는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에 이어 시진핑의 실명이 언급된 문구로 명기됐다. 전임 주석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본인의 실명을 못 올린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러나 초미의 관심사였던 시 주석의 임기연장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중국 헌법 79조에는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는 전인대와 같으며,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주석의 임기는 10년으로 제한되고 3연임은 금지된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현행 10년인 주석의 임기를 변경해 시 주석의 3연임 또는 그 이상 장기집권이 가능한 개헌안 상정을 결의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오는 3월 전인대에서 개헌안이 공개돼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감찰체제의 개혁을 위해 3월 열릴 전인대에 국가감찰위원회의 창설을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국가감찰위는 기존에 하던 공산당원의 부패 사정뿐만 아니라, 비당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 심지어 국립대와 국영기업의 간부까지 대상으로 하는 반부패 사정기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랑이(고위직)는 (부패가) 드러나는 즉시 때려잡고,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파리(하위직)까지 잡겠다”며 엄격한 사정의 칼날을 하부조직까지 들이대겠다는 선전포고이다.
이렇듯 시 주석이 국가감찰체제를 강화해 부패척결의 명분으로 반대파를 제거한 다음 분명 대당성세의 실현을 위한 일대일로의 추진 즉 중국 밖으로 관심을 본격적으로 돌릴 것이다.
정치적 야심이 컸던 당 태종 이세민이 현무문의 변으로 정적들을 제거하고 내치인 일명 정관의 치를 완성시킨 다음에 해외로 눈을 돌려 고구려 정벌의 수순으로 갔듯이 말이다.
지난 644년 11월, 낙양에 머물던 당 태종은 형부상서 장량을 평양도행군대총관으로 삼아 4만3000명의 병사와 전함 500척을 거느리고 평양으로 진군했다.
또한 이세적을 요동도행군대총관으로 삼아 6만의 보·기병을 거느리고 요동으로 향했다가 나중에 양쪽이 합세해 함께 진군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듬해 2월 말 전투준비를 마친 이세적의 군대가 유주에 도착했다.
3월 드디어 당 태종 이세민이 전 군에 총공격명령을 내렸다. “요동은 본시 중국의 땅이었다. 수나라가 네 번이나 군사를 출동시켰으나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요동을 정벌하려는 이유는 중국을 위해서는 전사한 자제들의 원수를 갚으려는 것이며, 고구려를 위해서는 영류왕의 치욕을 갚으려는 것뿐이다. 또한 사방 대부분이 평정됐는데도 오직 고구려만 정벌되지 않으니, 내가 늙기 전에 이를 빼앗고자 한다”고 말했다.
당 태종이 요동정벌의 이유로 말한 중국의 고토는 산서성 남부에 있던 요임금의 도읍 평양(平陽)과 순임금의 도읍 포판(蒲板), 하나라의 안읍(安邑) 등이 모두 최전성기인 호태왕의 영락대통일 이후 고구려가 관할하는 영토였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을 위해 전사한 자제들의 원수를 갚겠다는 것은 고구려에게 몰살당한 수문제의 30만 대군과 살수에서 전멸한 수양제의 선발대 30만 장졸들의 원혼을 달래겠다는 야심찬 기대였다.
이세민은 정주를 떠나면서 직접 활과 화살을 차고, 안장 뒤에 비옷을 자신의 손으로 매달았다. 정주는 598년 수나라 양견이 30만 군사를 보내 싸우도록 했으나 겨우 정주를 출발해 요택에도 미처 이르지 못했음에도 물난리를 만난 곳이다. 결국 식량은 떨어져 배고픔은 심하고 전염병마저 크게 돌아 가을 9월에 돌아갔는데 80~90%가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정주가 당시 낙양과 요택 사이에 있는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이세적의 군사는 유성을 떠나면서 마치 회원진으로 향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게다가 비밀리에 북쪽 샛길로 우회해 고구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 진군했다.
4월에 이세적이 통정에서 요수를 건너 현토에 이르자 고구려 성들은 모두 성문을 닫고 수비태세로 들어갔다. 강하왕 이도종은 수천의 병사를 거느리고 신성에 이르렀다.
영주도독 장검이 흉노병사들을 선봉으로 삼아 요수를 건너 건안성을 공격해 고구려 병사 수천 명을 죽였다. 이세적과 강하왕 이도종은 개모성을 공격해 고구려군 2만 명을 사로잡고 10만 섬의 양곡을 탈취하는 전과를 올렸다.
한편 평양도행군대총관 장량은 수군을 거느리고 동래로부터 바다를 지나 사면이 절벽인 비사성을 습격해 함락시키면서 고구려 백성 8000명의 남녀가 죽었다.
이세적이 고구려의 관문인 요동성 아래까지 진격했을 때 당 태종이 요택에 이르렀는데 진흙이 2백여 리나 펼쳐져 있어 사람과 말이 통과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자 염입덕(閻立德)이 흙 마대로 늪을 메꿔 다리를 만드니 군대가 행군을 멈추지 않고 늪지대 동쪽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요수를 건넌 당 태종은 흙다리를 철거해 군사들의 결심을 굳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 태종이 흙다리로 건넜던 요택은 바로 정주를 떠난 수문제의 30만 대군이 미처 이르지도 못했던 그 요택이다. 수양제는 그 요택을 지나기 위해 대운하를 만들었다.
또한 당 태종이 흙다리를 철거한 이유는 병사들에게 스스로 퇴로를 차단해 돌아갈 길이 없으니 배수의 진을 친 비장한 각오로 결사항전을 독려하기 위한 행위였다. 이는 나중에 당 태종 스스로를 자승자박하는 중요한 작전미스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연이 있는 요택은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현재 한·중 역사학계는 당시 수·당나라 군대가 건넜던 요수는 지금의 서만주를 흐르는 요하이며 요택은 그 하구에 펼쳐진 2백리 늪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곳이 중국의 고토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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