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조항에 ‘청소년 권리’ 없앤다…국회 개헌특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회·노동

‘아동’으로 용어통일…만18세~24세 국가보호대상서 제외 ‘반발’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22 15:11:10

헌법에 ‘청소년’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아동’으로 모든 권한을 통일하자는 제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산하 자문위원회(이하 개헌특위 자문위)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청소년’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아동’으로 통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소년단체들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현행 헌법 제34조 4항은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청소년’을 복지정책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헌특위 자문위의 보고서에서는 ‘청소년’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이를 ‘아동’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아동에 대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 국가와 사회공동체의 보살핌을 받을 권리,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고 있다.

문제는 보호받을 권리의 주체가 되는 ‘청소년’을 ‘아동’을 바꾸면서 주체의 대상폭이 크게 줄게 된다는 점이다. 현행 ‘청소년기본법’에 따르면 청소년의 연령은 만 24세까지다. 하지만 유엔 아동권리협약, 아동복지법 등에 따르면 아동의 연령은 만 18세 미만까지이다.

보고서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아동복지법 등을 근거로 아동, 어린이, 청소년 등 서로 의미가 다른 용어를 아동으로 통일했다. 현행헌법에 따라 청소년으로 보호받던 만 18세부터 만 24세까지의 청소년들이 갑자기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되게 된 것이다.

한편 민법상 성인의 연령은 만 19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의 개념이 사라지면 만 18세는 어느 법에서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령 같은 처지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청소년 정책의 근간을 떠받들고 있는 청소년기본법이 바로 헌법 34조 4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이 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주체적으로 커나갈 수 있기 위해 여러 정책과 활동지원들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주체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 무능력자로 가정하고 철저하게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청소년 기본법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아동·청소년들은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겠다는 의미다”고 분노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이 보고서의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 대책을 검토중이며 조만간 관련된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