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선물 판치는 태아보험, 빨리 단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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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배보다 배꼽이 더 커…카시트·유모차·현금까지 지급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1-22 22:16:41

심각하다. 정확히 말하면 엉망진창이다. 태아보험 가입을 두고 필자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다.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예비 부모들이 신경 써서 가입하는 태아보험이 영업이윤을 추구하는 설계사들의 표적이 돼 그 영업시장이 갈수록 진흙탕이 돼가고 있다

보험가입은 누구나 그렇듯 지인을 통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태아보험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태아보험만큼은 지인이 아닌 각종 오프라인 산모교실 및 베이비페어 등 행사장에서 가입하는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아무래도 출산 및 육아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산모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예비 아빠, 엄마들이 이곳에서 태아보험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고 그나마 믿고 가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가입에 따른 대가성 선물들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영업행태는 심각할 정도로 판치고 있다.

가장 흔한 예로 카시트 또는 유모차를 지급하는 경우다. 가입을 하면 이 물품들을 선물 명목으로 가입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 때문에 각종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만나게 되는 예비 엄마들 사이에서는 선물을 받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보험설계사를 잘못 만난 것처럼 여겨진다.

한편 선물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는 현금 지급을 요구하거나 현금을 알아서 챙겨주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적게는 20~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금액이 점점 많아지는 경우는 태아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까지 가입하기 때문이다. 보험 리모델링을 진행해 추가가입이 이루어지니 금전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듯 불법이다.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보험회사에서 이와 같은 영업행태를 오히려 묵인하고 받아들여주고 있다. 그래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이를 단속하거나 개선하려고 나서는 곳이 없다. 이렇게 되면 정작 그 책임과 피해는 소비자에게 갈 수 있다.

일단 각종 대가를 받고 가입한 보험계약은 과연 얼마나 잘 설계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목적에 맞게 잘 가입이 돼 있을지 의심부터 해야 한다. 분명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이는데 설계사가 고스란히 금전적 피해를 보면서 보험가입을 시켜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모든 경우가 그렇진 않겠지만 대부분 설계사 본인의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 예를 들어 7~8만원에 가입시킬 수 있는 보험을 1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설정해 가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차액에 따른 수익이 더 발생하기 때문에 금품제공이 좀 더 쉬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한 번씩 실제 상담현장에서 얘기한다. 30만원짜리 카시트를 받았다면 결국 300만원을 주고 그 카시트를 구입을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제대로 된 보험에 가입이 안됐다면 언젠가는 해지를 할 것이고 그에 따른 금전적 손해의 대가가 카시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이란 해지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 절대 아니다. 보험의 중도해지는 앞서 말했듯 상품특성상 적잖은 금전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것을 밥 먹듯이 정말 자주 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보험가입의 기준점과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준점과 방향성이 누구보다 더 필요한 아이들의 보험이 어른들의 이기적인 손길로 인해 악순환을 또다시 만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보험업계 스스로가 반성해야만 한다. 이젠 단순히 묵인을 하고 지나가기에는 그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빨리 인지하고 단속해야만 한다. 무엇이 됐든 잘못된 보험가입의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보험회사는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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