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조명 史…흥행열기 서점가로 옮겨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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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택시운전사·1987 등 줄줄이 히트…시집 505.7%↑ 등 관련도서 46%↑

이슬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23 12:37:30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작품이 흥행이 서점가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동주’, ‘택시운전사’와 현재 상영 중인 ‘1987’ 등이 연이어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근현대사를 다룬 서적들을 중심으로 역사서 전반이 주목받고 있다.

1987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그린 장준환 감독 영화로 구랍 27일 개봉했다. 23일 인터파크 도서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부터 지난 16일까지 3주간 1987 관련 도서 23종의 판매량이 직전 3주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내용·인물 등과 관련된 책 등으로 다양하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유시민 작가(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나의 한국 현대사’다. 인터파크 도서에 따르면 이는 1월 셋째주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2014년 출간된 해당 도서는 저자가 태어난 1959년부터 2014년까지의 현대사가 담겼다. 5·18 민주화운동, 10월 유신, 10·26사태까지 굵직한 정치 이슈와 저자의 경험이 서술됐다.

웹툰(온라인 만화)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2009년 출간한 만화 ‘100℃’도 판매량 증가 중이다. 그 외 △당시 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최초 보도한 신성호 기자의 취재일지부터 이후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특종 1987’ △한열 열사의 마지막 달을 꼼꼼하게 기록한 ‘1987 이한열’ △6월 항쟁 당시 취재기자였던 저자가 현장서 목격한 순간을 그린 ‘6월 항쟁’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인터파크 구매자 분석에 따르면 해당 도서들의 구매자는 6월 민주항쟁 직후 세대인 △40대 28% △30대 24% 등에서 구매 비중 높게 나타났다. 그 시절을 몸소 겪은 세대는 △60대 이상 16% △50대 13% 등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54%, 남성은 46%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다. 예스24에 따르면 택시운전사 개봉 후 약 20일간 1985년 당시 5·18을 최초로 알린 책인 황석영 작가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전월동기대비 164% 증가했다. 5·18 당시와 이후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판매량이 전월대비 52.9% 늘었다.

2016년 2월 개봉한 동주는 고 윤동주 시인의 일생을 담은 이준익 감독 작품이다. 동주 흥행 당시 윤 시인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해당 시집은 개봉 하루 만에 교보문고 종합 4위, 반디앤루니스 종합 5위, YES24 종합 4위, 알라딘 종합 2위 등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열풍에는 영화 동주 속 1955년 당시의 출판본 디자인으로 개봉 전부터 발간한 출판사 소와다리의 기획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시집 초판본 찾기 열풍으로 이어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시·에세이 도서 판매 신장률은 각 해 상반기 기준 △2016년 25.2% △2017년 14.7% 등으로,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남기산 인터파크도서 만화MD는 “등장인물이나 내용 전개 등 원작과 영화 사이의 싱크로율을 비교하는 것이 쏠쏠한 재미다”며 “기존 독자와 영화를 먼저 접한 이들이 원작 도서를 다시 한번 찾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형욱 예스24 역사 담당 MD는 “관객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이나 영화 이상의 이야기 등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관련 도서들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슬비 기자 mistyrai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