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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경제가 바로 무너질 것 같은 비관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예상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우선 미국·서유럽·일본 등 선진국 경기가 확실히 살아났다. 이에 따라 경착륙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중국 경제마저 반등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가 좋아지면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하나는 일자리가 확실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경기가 거품을 우려할 정도로 폭등하고 있는 점이다.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혼돈스럽다. 4차 산업혁명 경쟁 대오에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구별이 없어지고 있다. 중국의 가세가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과 같이 기초과학 내지 단순 제조업 능력만 있으면 핵개발에 뛰어들 만큼 과거와 다르게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100개월 연속 확장세다. 집값은 두 자리 수 이상 오르고 있고 다우와 나스닥의 증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감세(減稅)와 보호무역으로 상징되는 트럼프노믹스의 궤도 진입에 따라 밖에 나가 있는 미국 기업과 자금이 국내로 유턴되는 리쇼어링(Resoring)이 가시적이다.
세이프가드 발동 등 보호무역 강화로 미국 내에서 둥지를 트려는 외국 기업의 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일자리는 45년 만에 최대 호황이다. 실업률 4.1%로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깝다.
기업들은 숙련공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6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노동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의 실업률이 4&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트럼프의 지지도는 30% 대에 그치고 있지만 그의 공언대로 일자리는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4년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작년 연말 전망치 보다 훨씬 높은 1.2%의 경제성장률 시현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 회복세를 가장 잘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고질적 문제였던 소비마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거품의 붕괴로 이미 바닥세를 기던 도쿄 등 대도시 주택 가격마저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일본 국내로 유턴한 기업 수는 무려 700여개나 된다. 이런 기류에 편승해 일본의 일자리는 1993년 이후 최대 호황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일본의 실업률은 2.7%(청년실업율 4.9%)로 대학 졸업자는 거의 모두 취업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대학생들마저 일본의 취업 전선을 노크하고 있다. 다소 이르지만 일본 경제의 완벽한 부활을 미리 보는 듯하다.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 서유럽 국가들은 경기가 확장 국면인 반면 브렉시트(Brexit)를 선언한 영국 경제는 갈수록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유럽 본토로 빠져 나가고 경기 하강 국면이 두드러져 한 때 유럽의 우등생이던 독일은 열등생으로 바뀔 조짐마저 보인다. 유럽 경제의 기관차인 독일의 경우 연립 정부 구성에 다소 난항이 나타나고 있지만 사상 최저치의 실업률(3.6%)을 기반으로 안정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금 유럽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국가는 프랑스다. 마크롱의 젊은 리더십 브랜드를 통해 고질적인 노동개혁과 친(親)기업 정책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고 있다. 실업률은 9.6%에서 9.2%로 개선되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1.9%까지 오르고 있어 기업들도 최근 10년 만에 체감 경기가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다. 프랑스가 유럽의 새로운 우등생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속도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 경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서방의 질투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경착륙은 고사하고 여전히 안정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정확한 통계 추적은 어렵지만 중국의 실업률은 5% 이하인 것으로 알려진다. 거대 시장을 배경으로 스타트업·창업 붐이 계속되고 있으며 매출액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의 등장이 줄을 선다.
해외에 나가 있는 중국의 두뇌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도 젊은 피 수혈이 활발하다. 더불어 해외 유력 액셀러레이터들도 중국으로 들어와 기술·인재·자금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창업대국 중국의 양과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선전(深천)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진단이 파다하다. 지나친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글로벌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기류를 타고 다수의 경쟁국들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 현저하다.
이들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정책적 대응 시나리오가 있다. 우선은 감세·노동시장 개혁·규제 철폐·재정·금융 정책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올인(All-In)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고 외국 기업에게도 강력한 러브콜을 보낸다.
AI·로봇·빅데이터·사물인터넷·5G 등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기술을 제조업 부활 지렛대로 충분히 활용한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를 혁신의 기치로 내걸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모티브를 기업에게서 찾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지난 3년간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의 국내 유턴 숫자가 4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많은 점이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자리 창출 경쟁에서 우리가 열등생이라는 점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OECD 국가들 만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우리는 거꾸로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혁신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업은 물론이고 청년들마저 국내보다 해외를 기웃거리고 있다. 남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감세와 인센티브를 통해 밖에 나가 있는 기업들을 불러오는 반면 우리 기업은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나선다.
모든 정책들이 겉돌기만 하고 대중영합적인 임시변통에 그친다. 서민·노동자 등 성장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의 사기 회복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살아남아야 한다. 경제가 성장해야 파이를 나눌 수 있는 여력이 생겨난다. 모든 것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정책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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