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아이폰X…잡음多 애플, 실적은 역대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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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4Q 매출 약 95조원 단가상승 견인차 전년比 13%↑…올 전망 ‘흐림’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02 12:39:10

애플이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 판매량 상승으로 매출이 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플은 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883억달러(약 94조7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200억7000만달러(약 21조5500억원)를 기록했다. 분기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다.

반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 줄어든 7730만대에 그쳤다. 이는 미국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아이폰 평균 판매량인 8003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 측은 아이폰 외에도 아이패드, 앱스토어 등 서비스사업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매출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폰X의 높은 판매가도 최대 매출을 올리는 데 한몫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기준 999달러(107만원·64G)에 달하는 출고가로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아이폰X의 비싼 가격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하지만 판매단가로 인한 매출 상승은 견조한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아이폰X에 대한 수요 부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아직 남아있게 하는 불안 요소다. 올해 애플의 실적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 못하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전망치로 600억~620억달러(약 66조5800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로는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인 665억4000만달러(약 71조4600억원)를 밑도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X의 매출이 지난 분기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신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추정치를 낮췄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부터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사실을 애플이 인정한 후 소비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배터리게이트’가 불거지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집단 소송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아이폰X가 예상보다 판매 흥행을 일으키지 못하며 최근에는 조기 단종설이 일기도 했다. 아이폰X는 초기 공급 부족이 우려될 만큼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불거진 배터리 게이트, 비싼 가격, 중국 시장 부진 등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2일 애플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KGI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X을 올해 중반 조기 단종하고 하반기 세 가지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아이폰X 판매 부진이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실적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