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땅욕심, 결국엔 자기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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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땅욕심, 결국엔 자기무덤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유은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02 17:53:44

“있는 것들이 더한다”는 말이 있다. 돈이 많은 부자들이 오히려 더 인색한 행동을 하거나 과한 욕심을 지닐 때 흔히 쓰이는 말이다.

부정을 저지른 재벌가 일원들이 종종 누리꾼들에게 듣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재벌가 회장님들이 자신의 명의로 땅을 매입한 뒤 회사에게 되팔아 골프장을 지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된 기업들은 효성그룹, 대명그룹이다. 태광그룹과 호반건설그룹의 경우 아직 되팔지는 않았으나 조금씩 주변 땅들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명그룹의 경우 전국 곳곳에 호텔·스키장·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레저기업이다. 대명그룹의 창업주인 고 서홍송 명예회장은 리조트를 짓기 전 땅을 매입할 때 법인명의로만 매입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명의로도 땅을 매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구 설악리조트)’다.

1987년도부터 그의 이름으로 매입한 땅을 2000년 리조트 운영사인 대명레저산업이 사들였다. 델피노가 들어선 필지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고 서 명예회장은 1987년 11월 자신의 명의로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7x, 산7x, 산8x 필지 등을 매입했다.

토지 규모만 6만6478㎡(약 2만평)에 달하는 세 필지의 가치는 설악리조트가 개장한 1990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2억99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명레저산업이 매입할 땐 공시지가 기준 시세로만 19억2700만원에 달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고급 회원제 골프장 ‘웰링턴CC’가 들어선 토지를 오너일가는 물론 전·현직 임원들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매입했다. 대명그룹과 마찬가지로 땅값이 오른 후에 비싼 값에 그룹 계열사에 되팔았다.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기업 상대 땅장사는 1987년부터 2008년에 이르기까지 약 20년에 걸쳐 진행됐다. 땅장사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 된 효성그룹 전·현직 임원은 5명이다. 오너일가도 포함돼 있었다.

조현문 전 사장이 1999년 토지를 매입한 후 2006년 골프장 운영을 맡고 있는 두미종합개발에 되팔아 챙긴 돈만 300억원이 넘는다. 물론 그 당시 공시지가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임원들 되판 땅값까지 포함하면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오너일가가 해당 땅이 개발될 것을 미리 알고 토지를 매입한 뒤 해당 기업에 되파는 방식은 투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싼 값에 땅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배임’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의 총수들이 부당한 방법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반기업 정서가 여전히 팽배한 이유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며 기업활동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벌 기업들의 과도한 욕심이 결국 자신들의 발목을 붙잡게 된 셈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이다. 더 길어지기 전에 부정의 꼬리를 잘라내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