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오영식 올림픽망신살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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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오영식 올림픽망신살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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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07 21:57:52

수서발고속철도(SRT)는 경부선 선로용량 포화문제와 서울 동남권 및 경기 남부지역 철로 이용객 편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6년 12월 처음 영업을 개시한 이곳은 철도민영화 논란의 기폭제였다.

최초 도입 단계부터 민간자본 유치가 검토됐기 때문이다. 서울·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존 KTX와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한국철도공사(이하·코레일)은 반발했다. 결국 코레일이 출자한 별도의 계열사 (주)SR을 설립해 운영하도록 했고, 자회사랑 어떤 경쟁을 펼치라는 것이냐며 의구심을 표했던 코레일도 일단은 정부정책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사실 경쟁은 불가능한 조건이었다. 강남·송파·강동구 주민들은 기존 서울·용산역보다 가까운 SRT 시발역인 수서역을 택했다. 강북지역 주민들은 기존대로 KTX를 이용했다. 서비스의 질 등은 기차 선택요소에서 제외됐다. 출발역이 다른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고 SR은 지난달 31일부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민영화논란은 종식되게 된다. 국내 철로시장의 최상위에는 코레일이 군림하는 구조가 유지되게 된 것이다. 민영화에 대해선 여론이 첨예하게 나뉜다.

경쟁을 통한 경쟁력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이에 맞선 여론도 존재한다. 반대여론은 대개 민영화를 특정 기업의 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치권의 선물로 여기며 해외 사례를 들어 정부가 운영할 때보다 이용료가 대폭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권을 잡은 세력이 철도민영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계없이 코레일은 줄곧 철도민영화에 대해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이 역시 당연한 결과다. 단독으로 보유한 헤게모니를 유지하고자 하는 태도는 인간의 본성이고 그 본성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코레일이 그 헤게모니를 지키고자 노력했다면 오늘과 같은 결과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기술·서비스 등 다방면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국민에게도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려 애썼을 것이다. 하지만 헤게모니를 넘어 갑질에 가까운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 책임 또한 코레일에 물을 수밖에 없다.

상인들의 노력으로 우수한 상권이 형성되면 결국 부동산 가격이 올라 건물주들만 웃게 된다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상인들이 터전을 잃게 되는 부작용이 사회적 논란으로 대두됐을 때 코레일은 역사 내 점포 임대료를 과도하게 올려 눈살을 찌푸렸다.

급기야 최근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전용 철도여행패스를 판매했는데 좌석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가족단위 고객에 동 떨어진 좌석을 제공해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 항의하고 문의하는 게시판에 한 달여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된 해당 패스는 올림픽기간 동안 코레일이 운영하는 모든 열차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도록 한 패스다. 5일권(16만8000원)·7일권(19만5000원) 두 종류며 올림픽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철도를 이용해 올림픽 현장인 평창·강릉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선보여졌다.

철도여행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들은 앞 다퉈 구매했지만 이용 전부터 코레일은 실망스러운 서비스 수준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3일엔 월스트리트저널이 “교통 불편으로 평창행을 포기하는 여행객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평가의 근간에는 코레일의 안이한 대응이 한 몫 했다.

이정도면 뻔뻔하다. 갖은 문제를 양산하면서도 철도 헤게모니를 쥐고자 하는 욕심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대중은 민영화를 통해 불거질 후폭풍을 우려하는 것이지 결코 코레일을 지지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만약 민영화 반대 여론이 곧 코레일의 지지여론으로 여겨왔다면 크나 큰 착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낙하산 논란을 뚫고 코레일 수장에 올라선 오영식 신임 사장의 취임은 더 큰 아쉬움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 된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조속히 출연해야 하지만 오 사장과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오 사장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6·17·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캠프에서 활동했다. 독점을 누리고 싶어 하면서 국민을 향해 갑질을 일삼는 코레일의 신임사장이 사실 상 낙하산인사라는 점에서 코레일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 보인다.

왕관을 쓰려면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한다. 비록 낙하산이 착륙했지만 무경쟁 독점의 왕관을 쓴 코레일이 국민에 다가서고 국가에 이바지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