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보상 적용되는 실손보험, 비효율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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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 보험'

중복가입해서 이중납입해도 혜택 없어…갱신율 인하·실손보험료 할인 필요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2-12 10:32:49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A씨는 회사에서 복지혜택 차원으로 보험에 가입시켜 주고 있다. 보장 내용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이다. 더군다나 가족 구성원 모두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병원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험사고로 인해 보험금을 한 번 청구하고 나서는 고민에 빠졌다. 왜 그럴까.

실손보험은 의도치 않은 의료행위를 통해 실제 손해보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즉, 손해 보는 비용만 정해진 약관의 내용에 따라 보상해주기 때문에 중복보상은 이루어 질 수 없는 대표적인 보험이다. 이러한 이유로 실손보험은 한 사람이 여러 개 가입할 수 없을뿐더러 부득이한 사유로 두 개 이상의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을 시에는 정확히 비례보상이 적용된다. 때문에 위 A씨의 사례처럼 복지차원에서 실비보험을 가입시켜 줬다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에서도 보장을 중복으로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가입한 실손보험을 해지해야 할 것인지 A씨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고민 사례는 실제 상담을 하면서 정말로 많이 접한다. 안 그래도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 내 돈 주고 보험료를 납입하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중복보상을 받는다면 몰라도 비례보상을 받는 것이라면 굳이 자신이 보험료를 납입하면서까지 개인이 가입한 실손보험을 가입하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지해야 할지 유지해야 할지 그 해결책을 달라고 적잖은 사람들이 문의한다.

정답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까지는 유지를 권유해드리고 싶다. 비용이 아깝기는 하지만 단체보험은 특성상 실제 1회성 보험이고 특정다수 보다는 불특정 다수를 보장해주는 개념이어서 매년 재가입을 통해서 갱신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이직을 하거나 직장을 관뒀을 때는 보장받을 수 없어 개인 보험 중 실손보험 만큼은 꼭 가입하고 있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이직하거나 퇴직 후 새로 가입을 해도 늦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 사이 질병이 발생한다거나 상해 및 재해로 신체의 일부를 치료하는 일이라도 생기게 되면 실손보험 가입에 있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부분을 보험회사와 금융 당국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실손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하고 있는 개인가입자들에 한해 이러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험료를 납입하는 주체는 다르지만 결국 보험료를 이중으로 납입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혜택이 더 좋다거나 보험료가 저렴한 것은 없다. 그러니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보험회사의 내부 사정까지는 솔직히 잘 모른다. 하지만 중복가입자에 한해 개인이 가입한 실손보험료 할인을 실시한다거나 중복가입기간 동안 소폭의 갱신율 인하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불특정 다수라서 업무상 에로사항이 많다고 하면 개인적으로 신청한 신청자에 한해 처리를 해줘도 되지 않을까 한다. 제도적으로 마련만 돼있다면 보험회사에 가입증명서만 제출하고 접수만 하면 되는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왕이라고 했다. 그러나 들어만 봤지 소비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를 더 많이 봤다. 보험도 빠질 수 없다. 실손보험만 보더라도 전국에 중복으로 가입돼 있는 사람들이 몇 천 명, 몇 만 명이 아니다.

지난해 인사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만 65만 명이 넘는다. 그럼 A씨와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몇 십만 명이나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보험회사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불평, 불만에 귀를 기울여 조금이나마 개선사항을 만들어 줘야 할 시점이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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