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물꼬 ‘불투명’…고심에 빠진 문재인 정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일반

내일(23일) 이방카 선임고문 방한 예정…북미 간 대화 성사 여부 부정적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2 14:13:06

▲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입장 당시 자리에 일어나 환영하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미 백악관 선임고문이 내일(23일)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대화 중재와 대북 접근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거론되는 반면 북미 간 대화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북미 간 접촉의 기회가 있었거나 앞으로 생겨날 수도 있지만 북미 대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망은 부정적이다. 남북 긴장완화를 북미 대화로 이어나가야 하는 문재인 정부의 과제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청와대는 22일 이방카 트럼프 선임고문이 오는 23일 방한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만찬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방카 선임고문은 내일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청와대 한옥 사랑채 상춘재에서 열리는 만찬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방카 선임고문은 방한 기간 동안 북한에 대한 어떠한 관심도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가 언론과 전화브리핑을 통해 “이방카 선임고문이 방한 때 북한에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 없다”며 “그 대신 미국 대표팀을 격려하고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데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당초 이방카 선임고문 측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과 만남도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후 계획됐던 북미 간 접촉이 취소된 정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10일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만남을 계획했으나 북측이 약속시간 2시간 전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의 말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 만남)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려 했지만 북한이 이 기회를 잡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펜스 부통령의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큰 실수다”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했든 간에 실수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와이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어떤 결과를 도출했을지 모르지만 미국과 북한이 접촉했더라면 토론을 시작할 채널을 열 계기는 마련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독자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대북 추가 독자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북미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회로 잡지 못한다면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당시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역임한 덴마크 국장은 이날 한국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여건이 조성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가 공간을 만든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유지해 갈지는 워싱턴과 평양에 달렸다”며 “‘휴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 채로 올림픽이 끝나고 북한이 도발 행위를 하거나 우리가 도발하는 언행을 하면 다시 (북미 간) 충돌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