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경제압박 대처능력 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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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경제압박 대처능력 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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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2 23:07:09

문재인정부가 출범한지 9개월이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이 탄생시킨 정부며 역대 여느 정부보다도 높은 지지율과 인기를 자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하는 여론이 들끓던 9개월이었다.

인기는 지지율로 반영됐다.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지율은 대체적으로 좋았다. 반대여론이 대두되기도 했으나 대체적인 정책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적폐청산과 정의를 위한다는 명분부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확실히 반대보다는 찬성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렇게 지난 9개월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북한과의 화해무드를 전개해 보다 안전한 올림픽에 초점을 맞췄다. 오는 일요일(25일) 폐막을 앞두고 있지만 당초 우려보단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는 여론이 앞서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서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경제는 위태해졌다.

미국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다. 세탁기와 철강이 고관세의 장벽에 부딪혔다.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 주요업체들은 설 연휴도 반납한 채 대책마련에 몰두했다. 일부 업체들은 미국 수출을 포기해야 할지를 의논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헌해 온 미국제일주의의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업체들이 도맡고 있다.

세탁기가 문제됐을 때 보다 적극적인 당국의 움직임이 필요했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효과는 전무했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철강이 포함됐다. 반도체·자동차업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 품목들이 차례로 미국의 고관세의 벽에 부딪힐 위기다. 뾰족한 해법조차 없다는 것이 더 큰 불안요인이다.

미국 정부차원의 압박을 넘어 GM의 압박도 심상치 않다. ‘삼성이 망해도 대한민국은 멀쩡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중심세력으로 포진한 정부지만 삼성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한국GM 공장폐쇄조치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공적자금을 쉽사리 투입하지 않겠다지만 사실 상 전북 그리고 군산의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어 결국엔 GM 뜻대로 될 것이라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갑작스런 대선이었다. 그리고 줄곧 문 대통령은 자신이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부했다. 하지만 몇몇 이슈에 이토록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니 그 준비가 인기에 부합하거나 정권을 탈환한 세력의 정통성 구축에만 집중돼 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다.

사실 지금 불거진 이슈들 대부분이 충분히 예견돼 온 상황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도 GM의 철수설도 비단 어제 오늘일 만은 아니었다. 충분이 예견돼 온 일에 이토록 우왕좌왕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저 현장을 찾아 당사자들의 고충을 심적으로만 위로해선 안된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역할을 넘어선 부분이다. 경쟁과정이 아닌 일국의 정치세력이 친 덫에 시름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국내 산업자본을 지켜야 할 우리 정부가 앞서 대처해야 했지만 오늘도 해결책 마련에 급급한 모습이다.

경제는 밥그릇이다. 똑같이 못에 찔려도 누군간 찰과상만 입을 뿐이지만 또 누군간 파상풍에 걸릴 수도 있다. 경제란 그런 것이다.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나라 우리국민의 밥그릇이 걸린 싸움이라면 평등·정의·공정보단 다소 이기적이더라도 굶게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조속히 준비됐어야 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지방 군소도시들의 경우 지역 내 자리한 대기업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인 나라다. 외국자본을 위해 혈세가 투입되는데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론이 우세한 나라다. 부디 준비된 정부의 진면목을 확인했으면 한다. 대처능력에 의구심을 쏟아 낸 오늘의 지적이 과오가 되길 바란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바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도현 d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