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지 않은 치아보험, 효율성 따져봐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덕용의 '바른 보험'

우후죽순 상품출시…자칫 치료비보다 납입보험료가 더 많아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2-26 04:31:21

치과 가기가 무섭다. 치과치료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공감할 말이다. 이는 치료행위 때문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치료비 때문에 하는 말이다. 단순한 충치치료면 모를까 크라운, 브릿지, 임플란트 등 치료를 받게 되면 그 비용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고는 하나 적게는 몇 십 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 만원씩의 비용이 들게 된다. 그러니 그 비용이 무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치과 치료는 상당수 치료가 건강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나 가입하고 있는 의료실비보험에서도 치과치료 비급여 항목들은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으려고 치아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보장과 보험료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단순한 광고내용이나 보장크기에만 현혹돼 하나쯤 가입해 두는 경우인데 실제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 경우는 보통 상품 해지로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일단 치아보험의 보장은 크게 임플란트, 크라운, 브릿지, 틀니로 나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치아보험하면 대표적으로 라이나 생명이 과거부터 TV광고나 통신판매를 통해 많이 가입시켜 왔는데 현재는 적잖은 보험회사가 치아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1~2년 사이에 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치아보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회사마다 치아관련 상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어 충치치료나 스켈링 등 저비용의 치료도 보상을 해주는 상품들까지 보장의 폭은 과거에 비해 많이 넓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부가 옵션일 뿐 기존의 큰 보장의 틀에서는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서 치아보험을 가입할 때 가장 큰 보장들을 내가 얼마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부터 하고 내가 납입하는 보험료는 대략 얼마인지 산출한 뒤 가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간혹 치아보험을 의료실비처럼 내가 지불하게 되는 치과치료비용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입하려 하는데 치아보험은 각종 치료 시 일정금액을 지급해주는 보험이란 걸 알고 가입해야 한다.

임플란트 치료 시는 100만원, 크라운의 경우는 30만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단순히 충치 한 두 개가 있다고 해서 3~5만원 가량의 치아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경우 2년이면 적게는 72만원에서 많게는 12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하게 되는 것이니 차라리 이 비용을 모았다가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금니를 하나 해야 하는데 비용이 비싸니까 무턱대고 치아보험부터 가입하는 경우이다. 최소 치아 하나당 40~50만원 정도 하는 치료이기에 적잖은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가입했다가 막상 10~20만원 정도만 보상받게 되면서 보상 후 해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월 3만원 정도 2년 정도 납입을 했는데 계산을 해보니 자신이 납입한 보험료가 더 많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 또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보니 정말 이 비용을 치과치료를 위해 모으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치아보험은 사실 나쁜 상품이 아니다. 정말로 괜찮은 상품이다. 실제 두 세 개의 치아를 임플란트나 크라운 치료를 받게 된다면 정말 유용하다. 그리고 가입 후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아 치료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정말 쉽지는 않다. 보험회사도 손해를 보면 안 되기 때문에 가입 후 1년이나 2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해 가입금액의 50%만 보상받게 정해놓았고 이 기간이 지나고부터 100% 보상을 받게 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강조를 하는 것이다. 치아보험을 가입하고 싶다면 내가 납입하게 되는 보험료와 실제 예상되는 치료항목을 꼼꼼히 체크해 해당 항목들의 보장금액을 비교하라고 말이다. 누구나 그렇듯 1~2만원 보상 받자고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는 없다. 그럴싸한 옵션항목에 현혹되지 말고 중심이 되는 항목들 몇 개만 놓고 비교한다면 치아보험만큼은 생각한 것 보다 쉽게 필요성 유무를 가려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