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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글로벌 빅 이벤트로 가슴에 남았다. 선진국 메달밭을 새롭게 일군 우리 선수들의 값진 땀이 국민총화라는 한 가족을 만들어 주었다. 평창 올림픽은 분열과 반목으로 싸워온 그 광장의 중심에 각자의 정의감을 내려놓고 더 큰 것을 위해 화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작금의 국론분열은 국민의 삶과 행복의 근간이 되는 경제밥솥을 깨는 가장 위험한 병증현상이다. 이 분열이 병적이라는 것은 분열의 각 주체들이 나름 강력한 도덕률과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분열 자체로만 보면 오히려 구습임에도 모두들 이를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는데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건국 그룹, 농업사회 리더, 산업화 세력, 민주화 진영, 선진화 세대 등이 모두 정의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혈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모두의 도덕률 그 자체로만 보면 애국적이고 정의롭기 그지없다. 모두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을 위해 희생할 준비들이 돼 있다. 그런데 이들이 각기 혈전을 하면서 극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슬픈 자화상이다.
올림픽이 우리 모두에게 자성하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각 정의 세력들이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해 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중진국 그룹 선진국 문턱에서 유턴해 절체절명의 위기로 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
올림픽의 경제효과 중 경제밥솥을 키우는 방점에 이해를 같이 한다면 각 시대별·주체별 정의감은 일단 한 발씩 물러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실제로 과거 건국 그룹은 농업사회 리더에 자리를 내주었었고 농업사회 리더는 산업화 세력에 자리를 양보했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공업화 압축성장을 한 주체인 산업화 세력 또한 민주화 진영에 승리감을 내려놓고 물러났었다.
하지만 지금의 국론분열 양상은 이들 각 그룹이 다시 광장에 모여들어 세(勢) 과시에 나선 모양새다. 아니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될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주적이 외부가 아닌 우리 국민들 서로가 됐다. 이로 인해 선진국의 문을 열어 줄 신진세대들이 자리를 파고들 여지도 없이 오히려 짓눌리며 숨 막혀 질식할 위기에 직면했다. 민주화 진영은 특히 선진화 세대에 대한 양보를 하지 않는 정의감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선진안목을 가진 신진세대들이 전면에 나서도록 선순환으로 돕는데 있다. 선진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전무후무한 성공의 방점보다 상상할 수 없이 어려운 장벽을 뛰어넘는 고난도의 목표인 탓이다. 개도국과 중진국은 이른바 추종전략으로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선진국은 오히려 지금까지 이룬 노하우들을 과감히 버리고 모든 패러다임을 새로 짜야 가능한 전략적 사선(死線)이다. 위기의 경지를 각오하지 않으면 그것은 신 프레임이 아니다. 국가 신축의 의지로 주춧돌과 기둥을 모두 새로 놓고 올린 뒤 서까래까지도 새 것으로 얹어야 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선진국 문턱까지는 남들이 닦은 길을 보고 왔지만 선진국은 더 이상 길이 없는 길을 맨몸으로 개척하는 험난한 길이다. 이 길을 가는 좌표에 과거의 길을 갔던 건국, 농업, 산업화, 민주화 각 세력들이 모두 자신의 길이 맞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을 일단 뒤로 물려야 한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기만 하면 선진국 클럽의 문이 보이는데, 마치 다리 앞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다리를 놓자고 하는 싸움은 부질없다.
평창 올림픽 정신이 미래의 희망을 제시했듯이 세계는 지금 과거도 아니고 현재도 아닌 미래의 꿈을 향해 무한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그 중심의 선두에 바로 우리가 있고 그 선두에서 우리는 경제밥솥을 열심히 만들어 왔지만 지금은 그 일을 게을리 한 채 집안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올림픽 후 재연되고 있는 각 세력들의 끊임없는 정의감과 도덕률 싸움은 그것이 목표를 가질 때만 의미가 있고 빛을 발한다. 그 목표는 당연히 국가이고 그 구성원인 우리 국민 모두가 포함된다. 이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면 각 세력들의 도덕률은 완성이 아닌 거친 미완성으로 향해 가고 있음에 다름 아니다. 선진화 세력이 크지 못하고 짓눌리고 있다면 선진국이라는 목표를 상실한 채 우리 스스로 목에 칼을 겨누며 싸우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올림픽 성화와 같은 불이 수백만년 인류 역사에 에너지를 만들어 왔고 이어진 수천년의 치수혁명 및 철기문명과 300년전 완숙된 산업혁명이 오늘의 현란한 경제밥솥을 키워 온 바탕이 돼 왔듯이 지금 우리는 또다시 수백년을 기약하는 초산업혁명의 앞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선진국으로 가는 확연한 문이지만 어느 길을 갈지 모르는 보이지 않는 문이기도 하다. 이는 안타깝지만 소위 건국·애국·산업화·민주화 세력들이 모두 양보해야 보이는 미래의 큰 문이다.
이중 산업화·민주화 그룹들은 4차산업혁명의 신진세대들에게 양보는 물론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영국의 산업혁명 프레임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부자국과 그 나머지 국가로 갈라놓고 있다는 것을 냉정히 응시해야 한다. 속칭 그 넘사벽은 아직 깨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다. 부자국이 여전히 부자이고 가난한 나라가 선진국 클럽에 진정으로 들지 못하는 것은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힌 사람들이 막강한 과거의 정의감을 펄럭이고 있는데 일단의 원인이 크다.
과거의 금자탑을 내려놓기가 안타깝고 아쉬워도 이제 지나간 프레임이 깨져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옳아 보여도 선진화 세대의 4차산업혁명 주도세력의 눈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적폐로 비춰질 수 있다. 그 기반은 국민적 총화다. 온 국민이 하나의 힘으로 선진화의 틀을 짜 나갈 때, 그것은 옛 영광을 과감히 접고 미래로 돌리는 일이다. 수백년을 이어갈 큰 경제밥솥은 그렇게 전혀 새로운 틀로 만들어 진다.
평창 올림픽은 우리 국민의 저력에 불을 지피는 큰 울림이었다. 환희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 앞에서 우리 국민들 모두가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그들을 진정으로 응원하고 격려했다. 설상과 슬라이딩 등 선진국이 장악한 메달밭에서 우리의 무명 선수들이 값진 메달을 캐냈을 때 국민들은 신세대의 보석같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우리는 세계의 리더국가 반열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우리 선수들이 국가와 국민의 희망을 비추는 등대이자 리더가 됐다. 17일 열전의 시간동안 우리 국민들은 선수들을 위로하고 기도하며 열렬히 성원했다. 올림픽이 이 같은 국민적 화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밥솥을 만드는 기폭제가 돼야만 성공한 올림픽의 마지막 방점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그 중심에 신진세대 스스로 길을 개척할 혜안이 있다는 것을 믿어주는 국민적 용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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