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 비친 대한민국 DNA 그리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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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향적 청년들 더 많이 생기도록 전방위적 여건 확충 절실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3-04 12:14:53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대한민국의 저력과 잠재력을 지구촌에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불편한 이슈들이 있음에도 한국인이 갖고 있는 DNA가 만만찮다는 것을 다시 입증한 셈이다.

선진국의 독무대로만 여겨지던 동계 스포츠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기개와 투혼이 보석처럼 빛났다. 우리의 미래 세대들로부터 민족의 자긍심과 희망을 확인한 것이다. 깜짝 스타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전통적인 메달박스는 쇼트트랙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스노보드 등 설상, 쇼트트랙·스피트 스케이팅·컬링 등 빙상, 스켈레톤·봅슬레이 등 슬라이딩 종목에서 고루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아시아권에서는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을 압도하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난공불락이라 평가되는 일부 종목에서 가능성이 입증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에다 열악한 시설 환경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메달에 관계없이 각 종목의 선수들이 목표를 세계 최고 수준에 맞춰 놓고 부단하게 정진해 왔다는 것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해외에서 코치를 초빙해 오고 전지훈련에다 각종 대회에 참가하면서 글로벌 경쟁 현황과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타깃을 만들어낸 것이다.

프로 스포츠 분야에서도 국내보다 해외를 목표로 삼은 선수들일수록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다양한 곳에서 입증된다. 모두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DNA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다는 자긍심을 찾아내는 것은 더 큰 수확이다.

최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고 중도에 좌절하는 현상이 심심찮게 목격된다는 점이다. 국가나 기성세대들이 해야 할 일은 이들이 자신을 개발하고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현실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과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좁은 국내보다 무한하게 열려있는 해외를 지향하면서 마음껏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시·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해 큰 성공을 만들어내는 청년 CEO들이 생겨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내수 보다 해외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80~90%까지 끌어올리는 개가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다수 사례들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떠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지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국내외 동시다발적으로 파이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구촌에서 제대로 된 국가들은 모든 국력을 젊은이들의 미래와 연결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더 많은 파이를 창출해 이들의 탄탄대로를 열어주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대학을 개혁하고 지역산업의 기반 확충을 위해 새로운 생태계와 비클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선진국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국이나 인도, 심지어 베트남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후발주자들도 엄청난 투자는 물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에 혈안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끼를 마음껏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실패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푸는 사회적 아량을 집결시킨다.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움직여야 국가에 생기(生氣)가 돌고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력이 생겨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준비된 자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우리 젊은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이런 쾌거를 목격하고도 국가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로드맵을 혁신적으로 정리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갈수록 10년 후에도 이들 대학이나 지역산업이 생존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 공급까지 고갈되면서 갈수록 황폐화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젊은이들을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학을 비롯한 학교가 기술 개발, 창업 등 미래 산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수술대 위에 올려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대학에 기업가 정신을 접목해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필요하면 교수 집단을 비롯한 대학의 리더십에 대한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수록 국가의 미래는 더 암울해지고 청년 세대들의 한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DNA는 분명 해외 지향적이며 그곳에서 실력이 제대로 구현되는 경우를 허다하게 경험하고 목격했다. 잡다하고 비생산적인 국내 이슈에 함몰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이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큰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그만큼 베일에 가려 있는 부정적인 면도 많다. 과거를 들추기만 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울림이 없는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리에게 남은 목표는 선진화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부응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국내에 충분한 먹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를 품어야만 원하는 만큼 파이를 가져올 수 있다. 국내와 해외를 연결하면서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지금부터 빨리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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