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뉴욕 아트 엑스포 이야기를 하자니 내가 무척이나 ‘쎈’ 화가처럼 보이지만, 나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화가이다. 화업(畵業) 50년이지만 작품을 완성하고 사인을 하면서 “원더풀” 하면서 만족 해 본적이 없다. 언제나 무엇이 부족하고 아쉽고 모자란 감이 가득했다.
미술작품이야 말로 ‘완성’과 ‘완벽’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작품이 세계 제일이라 뽐내는 화가가 있다면 그것은 교만이요 건방진 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작품이야말로 그 자신만의 표현이요 감성이며, 확인이다. 남들과 교감하는데 있어 소통과 교감이 있을 뿐이며 퍼펙트하게 만족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전시회를 처음 접해 본 것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충청도 촌구석 우리학교에서 있었던 ‘4H’경진대회였다.
요즘 젊은이들이라면 4H가 무슨 말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나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정신을 주체로 생긴 젊은이들의 단체다. “나의 머리(Head)를 더 명철하게 생각하는 데/나의 가슴(Heart)을 더 위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데/나의 손(Hand)을 더 큰 봉사를 하는 데/나의 건강(Health)을 더 나은 삶을 위해 바치기로 맹세한다".라는 의미다.
그 때 우리교실에는 우리 군(郡)에서 생산된 농산물 중에 우수한 것들을 모아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농산물을 잘 만들고 키우는 가 토론하는 그런 대회였다.
자신의 업종, 또는 직책, 그리고 종목에서 지금당장 경연대회가 열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도 세계적인 커다란 대회에서....당신은 그곳에서 우수자로 뽑힌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낙오자로 인정 될 것인가? 당신의 인생은 금메달감입니까? 아니면 동메달, 아니면 퇴출대상입니까? 모든 대회(大會)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요 가슴 떨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무슨 미술경연대회, 전시회, 축제가 열리지만 그림대회야 말로 호사스런 눈요기 거리요 문화의 영양가 있는 터전이다.작게는 지역 문화제에 크게는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비엔날레’‘KIAF’ ‘한국 화랑미술제’ 등등 우리나라도 미술전은 다양하고 대단하다.
화가의 일생 성적표인 미술 전시회는 작가의 영혼과 노력의 결과이자 농부로 따지면 열매를 키워 만들어 놓은 자연의 알찬 수확물이다.
뉴욕아트 엑스포는 세계적인 대회이긴 하지만,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가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데, 이런 정도는 안 되지만 꽤나 알려진 미 대륙의 선두 미술잔치로 볼 수 있다.
내가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12월에 열리는 ‘르 살롱’ 전에도 참가했지만, 미국 뉴욕의 아트엑스포에는 유난히 가고 싶었다. 이는 현재의 세계미술시장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많이 이전 된 조류 때문이었다.
뉴욕 아트 엑스포에는 전 세계 미술인들이 모여 자신의 성적표와 같은 작품을 전시 해 놓고 갤러리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모두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을 내 걸어 놓았다.
앞에서 말한 나의 남근 작품이 매우 기발한 것이어서 많은 관계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런 용감무쌍한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는 뉴욕시민들의 표정과 미술인들의 관심에 나는 너무도 행복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나만의 기대하는 게 있었다.
세계 최고의 미술시장이자 미술의 주류도시 뉴욕에서 나의 작품이 기화가 되어 뉴욕에 안주할 생각까지 가졌는데 그것은 역시 꿈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전시회 시작하고 부터였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얘기다. 그는 최초 미국으로 건너가서 어떻게 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을까 하는 생각에 낡은 바이올린을 끈에 매달고 바닥에 질질 끌어 뉴욕 거리를 여러 날 동안 거닐고 있었다.
뉴욕이란 워낙 세계적인 두뇌가 모이고 잘난 사람 천지여서 여간해서는 눈에 안 띄는 것이 그 바닥이다. 이런 속에 초라한 동양인이 매스컴을 타기 위해서는 그런 기발한생각과 행동으로 기자들에게 눈에 띄게 되어 인터뷰를 하게 된다.
더구나 처음으로 뉴욕의 공연장에서 미술관계 기자들을 모아 놓고 여성 첼리스트를 나체로 첼로를 연주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나체에 토마토 캐첩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 미국의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그 보도를 보고 뉴욕 경찰이 음란행위자로 조사를 받게 되는데 그것이 더욱더 뉴스거리가 되어 일약 세계적인 비디오미술 작가로 출발하게 된 동기다.
뉴욕 아트 엑스포 전시장에는 전 세계 화가들의 작품이 즐비한데 그 중에 익히 알려진 미국인 작가의 작품도 많았다. 전시장에는 대체로 전위적인 작품과 도발적인 기발한 작품들 보다는 대중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구상 작품이 많았고 그 중에 어느 작가의 작품은 한 작품에 수십 개의 붉은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한 작품을 그려 판매를 하면 그 작품 하나만 제작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용적인 미국인들은 달랐다. 같은 작품을 여러 개 그려도 무방하며, 소비자도 그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작품가격이 대단히 저렴하게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한국이 거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인물화 고급 작품의 가격이 호당 5만원 수준이었기에 나도 놀라 몇 작품 구입하고픈 생각이었지만 사정상 구입은 어려웠다.
전시장에는 그랜드 피아노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가하면,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화가도 있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어느 메이저 화랑에서는 매일 그림같이 예쁜 모델이 붉은 장미 한 송이씩을 모든 관객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정말 기발하고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전시회 5일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전시기간 동안 약 5만 명의 관객이 몰려드는 것이 이다. 이런 많은 뉴욕 시민들이 너무도 부럽고, 감동적이었다.
그들은 작품을 대하는 모습에서 대단히 미적 감각이 풍부하며 미술에 대한 열정이 크고 깊다는 것이었다. 역시 세계 최고의 미술시장 세계 최고의 선진국가 시민들다운 모습이어서 한 없이 부러웠고 감명 받게 한 관객들이었다.
한국인들에게 비하 할 생각은 없지만,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한국 가정에 미술품 한 점은 없고 값비싼 가구와 식탁이 자랑인 졸부들, 한국인의 미적 수준에 실망했던 것에 비하면 뉴요커의 미술성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유명 메이커 옷 하나 덜 사고 고급요리 한두 번 덜 먹고 와인 한잔 덜 하여 자신의 집에 아름다운 감성과 인성을 키워주는 미술품 한두 점 구입하면 얼마나 좋을까? 고급으로 먹고 입기 좋은 분들에게 고상한 미술품 구입을 희망하는 것은 꿈일까?
전시회 기간 중 뉴욕의 화랑가인 첼시 거리도 보았고 모마 즉, 뉴욕현대미술관 그리고 몇 군데 미술관을 바라보면서 나를 포함하여 한국의 미술 수준이 더욱 더 전진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뉴욕 아트 엑스포’ 미술인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꼭 한번 참여 하여 자신을 거울로 비춰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젊은이들이여 미술 뿐 아니라 자신의 마인드에 현대는 바야흐로‘글로벌 시대’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1
화나요1
슬퍼요1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