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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요동치는 글로벌 자유무역체제…일자리 전쟁

1947년 GATT 이후 60년 순환, 금융위기 발발…내년 본격화 ‘가능성’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8-03-11 21:33:08

▲ 명리학자 김태규 칼럼니스트
‘나라간의 자유로운 교역 혹은 무역’ 자유무역이 흔들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와 같이 물건을 만들어 팔고 또 그 돈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들여와 사용하는 경제에 있어 보통 위협이 아니다. 오늘날 전 세계 국가 중 무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유무역 또는 자유무역 체제는 한국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 없어선 아니 되는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자유무역 체제가 현재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의 종주국인 미국이 스스로 제약을 걸고 나섰다는 점에서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무역의 틀이 만들어진 시기는 제2차 대전 직후인 1947년이다. 이제는 잊혀져가는 명칭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이 그것이었다. 그것을 주도한 나라는 미국이다.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변화된다. 시작으로부터 48년이 되면 처음의 틀도 노후화되고 문제가 많아진다. 이에 조금 더 본격적으로 쇄신한 것이 1995년에 생겨난 세계무역기구(WTO)다. 1947년의 GATT 로부터 48년만의 일이다.
 
세계무역기구가 생겨난 이후 ‘글로벌’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야말로 ‘글로벌리제이션’ 한국어로는 ‘세계화’ 시대로 진입했다. 글로벌화는 국제 사회의 상호 의존성이 증가하고 전 지구촌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돼가는 것을 뜻한다.
 
다만 전 지구촌의 모든 나라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쌍방 혹은 몇 개의 나라에 의해 맺어지는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이 현실적으로 많이 채택됐다. 한국은 FTA에 있어 그 어떤 나라보다도 선도적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미국이 주도했기에 원활하게 작동돼온 자유무역이 최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그 근간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미국 스스로가 자유무역에 부합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그렇다. 자연히 ‘오늘에 이르러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생겨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는 질문이 생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세상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변화된다. 1947년으로부터 60년이 흐른 시점은 2007년이다. 그 다음 해 미국의 금융 위기가 발발했고 그로서 전 세계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2008년의 미국 금융위기는 60년 순환 주기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상황이 도래했음을 알려주는 시점이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후 돈을 찍어서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을 수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 미봉책에 불과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 동안 글로벌 시장이 하나로 통합돼가는 과정에서 일자리 문제, 노동시장 또한 글로벌화의 영향권 속에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세계 규모의 ‘일자리 전쟁’이 시작됐다고도 말할 수 있다.
 
쉬운 예로 국내 현대차 공장의 노동자는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다른 자동차 공장의 노동자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런 글로벌 일자리 경쟁은 1947년에 시작된 자유무역체제가 불러온 경제통합의 결과기도 하다. 물론 자유무역과 글로벌화 그 자체만으로 오늘날의 글로벌 일자리 전쟁이 촉발된 것은 아니다. 일종의 글로벌 포화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고 그에 따라 중산층 붕괴가 우려되기 시작했다. 미국 유권자들은 이단아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은 자유무역을 하는 모든 나라로부터 속아왔다”고 주장하며 국내 산업 보호, 미국인 일자리 사수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금 그 행동에 나서고 있다.
 
1947년 미국의 주도로 시작된 자유무역체제가 60년 순환 주기가 경과해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그것을 알리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처음에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일단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나섰으나 크게 효과가 없었다. 이후 새로운 순환주기로부터 12년이 흘러 조금 더 새로운 움직임이 등장하게 됐고 그것에 바로 트럼프의 등장과 보호무역의 신호탄이다.
 
1947년 GATT로부터 72년을 더하면 2019년이 된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미국의 보호무역 흐름은 내년 보다 본격화되고 폭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간의 흐름을 12년 단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947년 자유무역체제 시작
1959년 미국의 무역적자에 따른 달러 부족 사태. 금 본위제(통화가치와 순금 중량 연계) 상황
1971년 달러의 금 태환(교환) 폐지로 인한 전 세계 달러 유동성 공급 시작
1983년 달러 자유공급이 가져온 부작용. 엄청난 인플레이션. 미국 Fed 기준금리 18%까지 급등
1995년 미국 경제 활황. WTO 출범
2007년 미국 금융위기. 미국 산업의 약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
2019년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새로운 조정, 신 보호무역의 대두
 
미국에게 있어 자유무역은 그 자체로서의 경제적 이익보다 소련과의 냉전 체제에서 정치적·전략적 고려가 작용한 결과다. 자유무역은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들에 대한 좋은 유인책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은 소련이 몰락한 후 중국을 키워주는 배경으로서 작용했다. 이에 오늘날 중국은 미국에게 글로벌 패권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의 정책 엘리트들은 꼭 일자리 문제만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도 그간의 자유무역체제를 새롭게 조정하고 또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최근 며칠 사이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발동으로 인해 온 글로벌이 난장판이 됐다. EU가 반발하고 나섰고 중국 또한 그렇다. 미국 내에서도 격론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애초 트럼프와는 척을 진 미국 미디어들은 가차 없이 맹공을 가하고 나섰다.
 
문제는 지금 미국의 움직임이 임기 4년의 바지사장 트럼프가 물러가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움직임은 트럼프 개인만의 생각이 아니다. 차기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다 해도 자유무역이 정답이라고 믿던 예전의 미국으로 환원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상황자체가 바뀐 것이다.
 
사실 제2차 대전 이후의 자유무역체제는 글로벌 전체에 걸쳐 유례없는 번영을 안겨다 줬다. 이는 미국 달러가 1971년 금태환을 폐지한 이후 글로벌 통화로서 나머지 나라들에게 충분하게 공급이 됐기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 미국이 그만큼의 무역적자를 이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으로 물건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서 충분한 달러를 받은 것이다.
 
이제 미국 연준은 달러의 공급을 조이는 정책 즉 금리인상을 이어가고자 하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는 산업보호를 명분으로 미국으로 반입되는 물건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가하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면 결국 글로벌 불황을 본격적으로 불러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사실상 이는 무역과 금융 양면(兩面)에서의 전쟁을 의미한다. 어느 누가 더 강한 가를 가리자는 것이고 약자는 무릎을 꿇고 빈곤을 수용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본질은 일자리 전쟁이다.
 
내년은 자유무역 출범으로부터 72년이 되는 해다. 따라서 이 전쟁은 내년에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 시점에서 섣부른 예상은 피해야 하겠으나 현재의 상황은 한국에게 있어 위기의 국면이란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때문에 장차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나 변동이 있을 때마다 글을 올릴 예정이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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