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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김상조호 경제민주화 허와실(上-실효성)

이명희·정몽규의 마법…재벌저격수 김상조 망신살

공정위 내부거래 척결 박차 속 신세계·현대산업개발 내부거래 늘려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3-12 0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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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중심 부(富)의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법, 제도 개혁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최대 공약 중 하나로 지난해 대선 당시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실천의 핵심 기관인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저격수’ 김상조 위원장이 임명되자 그 기대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약 9개월이 흐른 현재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실시 중인 각종 정책과 행보가 ‘재벌기업 옥죄기 일변도로 흐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재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을 일군 우리나라 사정상 무조건적인 옥죄기는 자칫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견해도 상당하다. 대기업 사외이사 제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 확산, 내부거래의 음성화, 가맹사업 간 관리의 사각지대 등 이미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무리한 행보를 강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김상조호(號) 경제민주화의 허와실’을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등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집단 총수일가는 여전히 규제를 회피해 내부거래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청계천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 이기욱·이성은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공정위)가 경제민주화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등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는 등 공정위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여전히 계열사 간 내부거래 개선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신세계그룹, 현대산업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 대부분이 오너가 직·간접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초 총수일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고 있었던 기존 지분요건을 상장사도 비상장사와 마찬가지로 20%로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 총수일가 부의 집중을 막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한다’는 취지로 국민들과 약속한 국정과제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주요 대기업들은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거나 혹은 향후 개선 의지를 피력하는 등 공정위가 내놓은 정책에 호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본격화…대기업 선제적 지배구조 개선 호응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 아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및 부당내부거래 근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 ‘일감 몰아주기’다. 총수일가 지배력확대, 경영권 편법승계, 중소기업 경쟁기반 침해 등 각종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 받는 ‘대기업집단’은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대기업집단을 뜻했지만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되면서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따로 지정했다.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공정위는 먼저 상반기까지 총수일가가 있는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내부거래 실태조사를 토대로 제도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계열사는 현행법 상 총수 일가 직접 보유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지분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 등이다. 앞으로는 상장과 비상장 구분 없이 20% 이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공정위가 총수일가 지분요건을 강화한 배경에는 그간 나왔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15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 상당수 기업이 총수일가의 지분을 30% 밑으로 낮춰 규제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적용된 계열사는 공시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자산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계열사의 경우 상호·순환출자, 채무보증 등 제한도 받게 된다.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내부거래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먼저 대림그룹과 태광그룹 등은 사익 편취규제 대상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을 처분했거나 처분한다고 밝혔다. 대림그룹은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회사의 지분을 올해 상반기내 해소하고 내부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효성그룹, LG그룹, SK그룹, CJ그룹, LS그룹 등은 소유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에 순차적으로 사외이사 주주 추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히며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현대산업개발·CJ그룹 등 일부 대기업 꼼수 내부거래 ‘심각’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의식한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집단은 여전히 총수일가 보유 지분요건을 교묘히 피하거나 다른 계열사를 통한 간접지분을 갖는 형식을 취한 후 내부거래를 자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아이콘트롤스 상장 전까지만 해도 지분 43.79%를 보유했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2015년 상장 이후 29.89%로 지분율을 낮췄다. 덕분에 아이콘트롤스는 총수일가 지분 30% 보유라는 규제 요건을 피하며 내부거래를 꾸준히 이어나갔다. 그 결과 급격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1318억원이었던 아이콘트롤스의 매출액은 이듬해 1745억원, 2016년 1890억원 등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의 과반수 이상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한 실적이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에도 아이콘트롤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아이콘트롤스의 매출액은 1879억원으로 이 가운데 1042억원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55.46%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내부거래가 금액 기준 50.48%, 비중으로는 2.47%p 각각 증가했다.
 
총수일가가 직접지분을 갖고 있지 않고 계열사를 통해 간접 지배하는 식으로 내부거래를 늘린 기업도 존재했다. 주인공은 신세계그룹이다. 이러한 행태는 공정위가 내놓은 개선안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의 지분구조는 이마트 46%, 신세계조선호텔 8.6%, 이명희 회장 0.77% 등이다. 신세계푸드에 대한 총수일가 직접 보유 지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최대주주인 이마트의 경우는 다르다.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총수일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 회장이 18.22%, 정 부회장이 9.83% 등의 이마트 지분을 갖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김상조 위원장 출범 이후에도 내부거래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3분기 788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3분기 9088억원으로 15.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금액은 2162억원에서 2742억원으로 26.83% 가량 증가했다.
 
CJ그룹의 CJ씨푸드 역시 내부거래 비중은 90%에 달하지만 총수일가가 직접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씨푸드의 최대주주는 46.26%의 지분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이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CJ그룹 지주회사인 CJ가 지분의 33.35%를 가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CJ 지분을 42.07%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난해 3분기 CJ씨푸드의 매출액 1252억원 가운데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올린 금액은 1092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87.22%가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 신세계그룹 등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강력하게 경고한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오히려 내부거래를 더욱 늘리는 행태를 보였다”며 “그 과정에서 규제를 교묘히 피해나갔는데, 이는 사실상 김상조 위원장이 크게 한 방 얻어맞은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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