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지방의회 선거 분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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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지방의회 선거 분리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경엽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19 00:14:26

30년만의 개헌이 눈 앞에 다가왔다. 지난 13일 대통령 직속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개헌 자문안 초안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개헌 자문안 초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인 ‘부칙’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부칙이란 헌법, 법률 등을 보충하기 위해 맨 끝에 덧붙이는 규정'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법령의 시행기일, 법령의 시행에 따르는 경과조치 등이 들어간다.

문 대통령은 “만약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채택되면 지금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가 거의 비슷해져 차기 대선부터는 대통령과 지방정부 임기가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대통령 임기 기간 중 대선, 총선, 지선 등 세 번의 전국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개헌을 하면 전국 선거를 두 번으로 줄이게 된다”며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범하고 총선이 중간평가 역할을 하는 선거체제, 정치체제가 마련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번에 개헌이 되어야만 이게 가능해진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 언제 대통령과 지방정부 임기가 비슷하게 시작될 수 있는 시기를 찾을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4년에 한번 대통령을 뽑되 취임 2년차에 의회 의원선거를 함으로써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띄게 하겠다는 제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현재의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규모를 줄이거나 쪼개는 방안을 개헌의 과정에서 함께 논의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의 선거 시스템에서는 한 번의 선거에서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등 1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관할하는 대도시의 시장부터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한 중소형 기초지자체 의회의 의원까지 동시에 뽑게 된다. 이 때문에 한 번의 선거에서 유권자가 찍어야하는 투표용지만 최소 6장에 달하게 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부라고 할 수 있는 지자체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입법부라고 할 수 있는 지방의회 의원을 동시에 뽑는 부분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자체장을 견제해야 하는 지방의회의 다수당과 지자체장의 당적이 같아져 제대로 된 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지자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의 선거 시점이 분리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개헌 시점이 이 같은 선거 분리에 있어서 최적의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개헌은 단순히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일치시키고 국회의원선거를 중간 평가 선거로 활용하는 것 에서 끝나면 안된다. 여기서 나아가 지방의회의원선거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분리해 국회의원선거와 일치시켜야 진정한 개헌의 취지가 보장될 것이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