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한·미 금리역전…외국 자본유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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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75%로 0.25%p 인상 긴축 성향 강화…“장기적 영향 우려”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22 15:22:31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만에 역전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워싱턴DC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이 주재하는 첫 FOMC다.

회의를 통해 연준은 기존 1.25~1.50%였던 연금기금 금리(기준금리)를 1.50~1.75%로 0.25p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만의 금리인상이며 제로금리 이후 6번째 금리인상이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만에 역전됐다. 역대로는 세 번째 금리역전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앞서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단기적은 외국 자본 유출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고 차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본의 약 85%는 주식자금이다. 주식자금의 경우 기준금리 이외에 국내경제상황, 기업실적, 전망 등에 의해 투자여부가 판단되기 때문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머지 15%를 차지하는 채권자금도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로 구성돼있다는 점 역시 이러한 관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고 차관과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날 이 총재는 한국은행 본관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간단한 질의응답을 나눴다.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며 “오늘 국내 금융시장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역전 기간의 장기화, 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지고 한미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준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3차례 인상’ 기조를 유지했지만 내부적으로 4차례 인상에 대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내년도 금리인상 횟수 전망치도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조정하며 긴축통화 성향을 강화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FOMC는 다소 매파적(긴축 통화 선호)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만큼 향후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