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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급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등이 밀집한 강남일대서 불법 주택개조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주택개조는 적발이 어렵고 적발한다 하더라도 임대수익을 밑도는 벌금형에 처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 관계당국이 사실 상 손을 놓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서울에서 신규 적발된 위반건축물 중 무단 용도변경은 1397건을 기록했다. 속칭 ‘방 쪼개기’라 불리는 무단 대수선도 419건이다. 불법 증·개축은 화재 취약 등 안전과 직결돼 있는 사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안전을 위해 남겨둬야 할 최소한의 공간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7~10억 단독주택 즐비 서초구 염곡동…임대수익 목적 지하 불법개조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염곡동은 토지면적 3.3㎡(약 1평)당 거래가격이 약 2~3000만원을 호가하는 지역이다. 7~10억원 상당의 주택들이 즐비한 이곳은 제1종 주거지역으로 용적률 100% 이하를 적용받는 곳이다.
최근 이곳 지역에서 주택 지하공간을 근린생활시설로 신고하고 준공검사 후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불법 개조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세다. 일례로 지난 2014년 준공된 한 다가구주택의 경우 연면적은 322.17㎡(약 100평) 규모다. 이곳에 적용된 용적률은 99.13%다. 건축물대장을 보면 지하 1층 주차장·창고·근린생활시설의 면적은 각각 66.13㎡(약 20평), 53.86㎡(약 16평), 42.55㎡(약 13평) 등이다.
근린생활시설은 주거 목적을 제외한 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로 지정된 공간이다. 주로 지하에 창고·주차장 등으로 신고되며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주택의 용적률 기준 준수여부를 확인해봤다. 주차장은 건물 내 옥내자주식으로 4면을 확보 중이었으나 창고·근린생활시설로 허가된 면적은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상가로 둔갑한 상태였다.연면적 96.41㎡(약 29평), 약 29%의 용적률을 초과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건축물은 제1종 주거지역에 속하고 연면적은 395.68㎡(약 120평)다. 용적률은 91.59%다. 2012년 준공검사를 마치고 작성된 건축물대장에는 지하1층에 주차장·문화 및 집회시설(미술관)이 각각 192.94㎡(약 58평)와 61.74㎡(약 19평) 등으로 표기돼 있었다. 문화 및 집회시설은 주거용도로는 사용이 불가한 공간으로 용적률에 산정되지 않는다.
건축물대장에는 옥내자주식 지하주차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표기돼 있었지만 실제 해당 공간은 3가구가 거주하는 주거지로 돼 있는 상태였다. 임대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된 용적률 등과 비교해보면 연면적 61.74㎡(약 19평)의 약 6%의 이상 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개·증축 이행강제금, 임대수익에 비해 턱없이 부족…단속도 유명무실
불법 개·증축이 이뤄진 건물이 즐비하지만 정작 단속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민원이 제기될 경우에만 관할 지자체가 단속을 실시하는 탓에 적발될 가능성도 적다는 것이다.
염곡동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의 반응은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실고 있다. 불법 개·증축 건물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해 서초구 관계자는 “용도 변경에 관해서 (건축위원회가)별도로 심의를 실시하지 않는다”며 “많은 건물들에 대해 매번 단속하기는 인력 등 여건이 마땅치 않아 민원이 제기된 건수만 조사에 나선다”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령에 따르면 적발된 건축물의 건축물대장에는 위반내용이 기재되도록 돼 있다. 또한 구청에서 시정명령과 함께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부과 후에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가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행강제금보다 임대수익이 높고 특히 대수선 위반 이행강제금의 경우 타 적발사례에 비해 부과되는 금액이 25~30%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2011년 대수선 위반에 대한 벌금 반복 부과를 5회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포함됨에 따라 건물주는 일정 횟수만 납부하면 추가 제재를 받지 않게 됐다.
솜방방이 처벌이 불법 건축물을 양산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불법 개·증축이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법 개·증축된 건물들의 경우 소방·피난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면서 “인증되지 않은 값 싼 재료들이 사용될 확률이 높아 화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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