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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그룹은 ‘총수부재’로 인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신동빈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탓이다. 신 회장은 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후 일본 롯데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한국 경영에는 계속한다는 의지를 피력해오면서 ‘옥중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기 전에 추진하던 일들도 지속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들의 배당규모를 늘리고 있어 관련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이들 계열사는 실적이 부진하거나 향후 경영전망이 좋지 않아 지속경영을 위해서는 배당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 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보여 온 계열사이기도 하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염두하고 배당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일고 있다. 결국 껍데기만 남은 기업을 팔려는 시도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신 회장이 도덕성 논란을 피해가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배당 정책을 둘러싼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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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죄’로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예상치 못한 구설수에 휩싸인 모습이다.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추진해 온 사업 부문에서 각종 잡음이 흘러나오는 데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총수 개인 욕심이 화근이 돼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의 노무라증권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신 회장은 지난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경영방침으로 ‘금융업 확대’를 내걸 정도로 금융업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직접 금융 계열사를 인수할 정도였다.
처음 신 회장이 롯데카드, 롯데손보 등 금융 계열사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그룹 안팎에서는 기대감을 보이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 계열사를 육성해 그룹 전체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들에 대한 평가는 과거와는 딴판이다. 금융계열사 대부분이 부진한 경영성과를 보이자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화살은 계열사 인수를 주도하고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친 신 회장을 향하고 있다.
특히 부진한 경영성과를 보인 금융계열사들이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자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전 자금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중에는 신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곳도 존재한다.
실적부진, 전망불투명 등 갖은 악재 속 배당확대…“금융계열사 팔 때 됐나” 분분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롯데캐피탈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들은 경영부진 속에서도 일제히 배당 규모를 늘렸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는 게 롯데그룹 측의 입장이지만 배당금 중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롯데카드는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당 290원씩 총 216억7500만원 가량을 현금배당한다는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배당금에 비해 약 16% 증가한 금액이다. 롯데카드의 배당 확대는 경쟁력 약화로 인한 경영성과 부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특히 주목됐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개별)은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7% 감소했다.
카드업계가 올해 ‘보릿고개’라 표현될 정도로 사업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은 롯데카드 배당 확대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올해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악재가 산적해 있다. 롯데카드도 악재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등도 고배당 정책을 펼쳤다. 이들 두 계열사 모두 고배당 정책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2%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배당금 규모는 133%나 늘렸다. 롯데캐피탈은 향후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계 캐피탈의 강세가 이어지면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배당금 규모를 전년 대비 약 100% 가량 늘려 총 27억원을 배당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오는 2021년 도입될 예정인 신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등으로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자본건전성도 고배당 정책을 펼치기엔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손해보험의 지난해 3분기 지급여력비율(RBC)은 159.1%로 업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현재 RBC비율에는 포함되지 않은 퇴직연금 비중이 높아 회계기준이 도입되기 전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들의 고배당 정책은 주주가치제고라는 명분도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주 대부분이 계열사 혹은 오너 일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카드는 롯데쇼핑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역시 그룹 계열사 및 오너일가 지분이 각각 92.6%, 53.84% 등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 뇌물공여죄 실형으로 기업신뢰도 급추락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들을 둘러싼 각종 고배당 논란으로 인한 비판 여론은 고스란히 신 회장에게 전가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그동안 직접 인수를 추진하는 등 금융계열사 각별한 애착을 보여 왔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금융업 진출을 강조했다. 단적으로 신 회장은 지난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해 유통 부문의 카드사업부와 통합해 롯데카드를 세웠다.
2008년에는 코스모투자자문의 지분을 인수해 자산운용업에 진출한 데 이어 같은 해 대한화재보험을 인수해 롯데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롯데손해보험이 실적 부진으로 건전성 악화에 시달리자 그룹차원에서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자본확충 지원에 나선 점도 신 회장 의중이 십분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신 회장이 금융업에 애착을 갖고 있는 배경으로는 그가 롯데그룹에 입사하기 전인 1980년대 초반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6년간 근무한 이력이 지목된다. 글로벌 투자은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면서 쌓은 금융투자업계 경험이 금융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에 불거진 고배당 논란으로 금융계열사에 대한 신 회장의 애착이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회사의 미래보단 당장의 실익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금융계열사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염두하고 서둘러 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변경하게 되면 롯데캐피탈,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일반지주사는 금융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는 이른바 은산분리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돈을 다루는 금융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산건전성과 소비자신뢰다”며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에 나선 것은 자산건전성에 우려를 살 만한 대목이고 대주주로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건 소비자 신뢰도를 크게 훼손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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