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현대판 왕조 세습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 노동당과 시대착오적 황제정 깃발을 올린 중국 공산당이 끝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 양국은 악수를 자제했어야 옳았다. 양국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은 것은 한반도를 격랑의 소용돌이로 더 깊이 몰아넣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렛대 삼아 상호 독재권력을 견고히 하기 포석이 다분히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굿판을 공식화 했다.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한지 오래된 사상체제로 무한권력의 권좌를 강화해 온 북한 공산당과 중국 공산당은 이심전심 상호 불안한 속내를 교류해야 할 처지에 있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외견상 혈맹이란 명분으로 손을 잡았지만 속내는 서로의 권력붕괴를 무섭게 예감하고 공동 방어전선을 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 또한 엄정한 사실이다.
북-중 모두 1인 중심의 독재체제 강화는 역설적으로 체체불안에 대한 반사적 시그널로 판단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날로 더해가고 있는 북한의 무자비한 폭압정치는 그 상징이 된지 오래다. 중국 또한 자유주의 말살 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혹독한 공안통치가 나날이 심화가고 있다. 북한과 중국 내에서는 모종의 반체제 기운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적지 않게 나온다.
북-중 양국은 진정성 있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악수를 했어야 했다. 그래서 독재권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방점에 초점을 두고 움직인 것은 자멸을 앞당길 위험한 자충수다. 독재의 눈으로 상호 눈높이를 맞추면 권부만을 위한 섣부른 행보는 물론 이른바 막가는 권력조차 서로 옳게 해석하는 거울이 돼 주고 만다.
전 세계 자유주의의 반대편에 선 김정은-시진핑 두 독재자는 마치 황제처럼 막강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벼랑 끝으로 밀려가는 불안한 심정을 키울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그럴듯한 명분으로 울타리를 치고 있지만 서로를 위로하는 악마의 거래에 끝내 내몰렸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북한과 중국 일당 독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시진핑 독재로 인한 각종 무리수들은 이미 현실을 무시한 허황된 꿈으로 비판받고 있다. 현대판 신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는 그 대표적인 몽상적 정책으로 적시되고 있다. 광대한 땅을 기반 삼아 내륙을 기반으로 해상까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교역권을 틀어쥐겠다는 목표는 발의자인 시진핑에게는 원대하겠지만 과연 국가적으로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는 대단히 미지수인 그림이다.
낙타의 대상로(隊商路)가 부(富)의 길이었듯이 지금은 글로벌 해상로가 그 길을 전면 대체하면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상상할 수 없는 부가 축적됐다. 교역로는 곧 황금을 선사하는 비단길이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교역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자유주의의 기반이 확고해야 한다.
시장만 자유라는 무늬를 만들어 놓고 골격은 독재의 기둥으로 세워 놓은 상태에서 글로벌 교역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국은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은둔의 제국이라는 것이다. 속은 썩을 대로 썩어가는 부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여차하면 중국을 떠날 채비를 하는 부패한 관료들이 즐비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스스로 신뢰하기 어려운 판을 만들어 놓고 신뢰가 기본 축인 교역을 통해 일등 부국을 만들겠다는 야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무리한 외연의 확대와 내부의 칼로 인해 중국은 향후 10년 내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오고 있다. 북한도 핵무기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 한계에 직면한 만큼 수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1인 독재의 끝은 말로가 비참하다. 수많은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억압하는 과정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권력을 남용하기 때문이다.
북-중은 안정된 독재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강력한 권력기반인 경제만 봐도 북한의 산업기반은 거의 붕괴상황이고 중국은 막후 관료부패가 기업 곳곳에 침투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이 즐비하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정치적으로 지배하는 명분이 더 필요해졌고 북한은 극도로 고립된 정권연장을 위해 미국패보다 중국패를 먼저 쥐는 악수(惡手)를 뒀다.
두 사람의 악수(握手)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쪽으로 잡아야 했지만 거꾸로 과시하는 방향으로 위세를 부리는데 두었다. 허장성세다. 도처에서 흔들리는 내부 기둥들을 다시 세우는 협력과 협조를 위해 손을 잡기 보다는 서로의 영향력 확대를 내세우기 위한 전시성이 강했다. 당장은 먹힐 수 있는 포효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자랑이고 오히려 더욱 견고한 자승자박을 했을 뿐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소극적인 채 중국에만 의지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자멸을 재촉하는 행보가 자명하다. 그런데 북한 김정은의 선택지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3대에 걸친 독재에 따라 온전한 개혁·개방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또한 내부 소수민족들에 대한 탄압이 장기적으로 행해져 왔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폭압적인 공안통치를 뒤로 물리기 어렵다.
결국 중국은 북한 정권 붕괴시 미칠 소수민족들의 동요를 선제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치졸한 두 얼굴의 행보를 불사하고 있다. 김정은의 후견인을 다시 자처하면서 앞에서는 압박대열에 선 채 뒤로는 다른 행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스스로 대국이라고 위풍당당한 자랑을 하는 것이 민망하기 그지없다.
공교롭게도 북-중은 모두 대표적인 인권 사각지대로 꼽힌다. 북한은 특히 말할 나위 없다는 점에서 두 독재자의 악수는 차라리 악마의 거래로 비춰진다. 정권연장에 상호 도움이 되는 구도는 곧 인권탄압의 강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이를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큰 오판이다. 북-중 독재권력 모두 그 대가를 치를 날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 있는 북한의 대규모 소요사태를 가정하고 대량의 난민들이 중국으로 넘어가 무자비한 공안통치 하에서 유령의 신분으로 신음하지 않도록 하는 인도주의 종합대책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 이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이면서 동시에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장치다. 아울러 그것은 권력 야합 수준인 굿판을 국제사회에 드러나게 하는 일이다. 통일을 넘어 중국이 무너질 상황까지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일당 독재가 무너지면 독재권력의 그늘에서 숨죽이던 소수민족들의 격렬한 독립운동이 격화될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때 동북삼성의 한민족 또한 같은 상황 아래 놓인다. 우리의 대응 준비 여하에 따라 격랑의 파국이 전개될 수도 있고 반대로 광대한 실지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남북 정상회담 모드는 중국처럼 부도덕한 북한의 권력연장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커 정말 신중해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