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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단정짓는 좌절 속엔 악령의 선물
[전편에 이어] 원죄는 하늘의 형벌이 아니고 인간 스스로 만드는 속박인 운명을 받아들여 그 안에 갇힐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수렴할 때 본래 존재하지 않았던 원죄를 벗어날 길이 열린다. 지옥이 원죄가 아닌 것은 자유의지를 떠받치는 기둥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유가 수많은 개인의 낙원을 만들어 운명이라는 지옥의 모습을 사라지게 하는데 있다. 강열한 자유의지는 지옥을 가려주는 듯 하다가 없앤다. 종국에는 낙원과 지옥을 하나 되게 한다. 이 때 지옥은 영웅을 떠받치는 에너지 원천이 된다. 로마제국도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일단의 유민들이 의기투합한 도전정신으로 씨앗이 발아됐듯이 참혹한 지옥은 더 큰 새 출발의 무한 에너지원이다. 시바의 영혼이 이 세상을 지배하는 형식처럼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은 극과 극인 낙원과 지옥의 하나 된 형상은 큰 결실을 향해 가는 지난한 과정의 총체적 모습이다.
이런 낙원과 지옥의 하나 된 조화에 신들의 장난이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란 괴팍하고 얄팍한 악덕이다. 행운은 마치 아름답게 포장된 채로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운명의 장난은 지옥의 그림자다. 행운을 포장한 악령의 선물은 신성의 장난을 넘어 무능이다. 절대적으로 완전성을 갖춰야 할 법칙에서 우연성과 그 행운이 존재한다면 신성은 존재하지 않는 자기모순의 극치에 빠진다. 신성의 운명론도 맞지 않고 신성의 창조론도 맞지 않는다. 행운은 자유의지도 아니고 고통도 아니다. 그래서 행운은 실제 행운이란 가치를 맺지 못하고 반드시 불행을 부르는 사탄의 전령사다. 이 악령은 자유의지 에너지를 고갈시켜 진짜 지옥의 단면인 운명론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환경을 만든다. 자유의 반대편에 선 속박의 극단에 들어가도록 꿀맛으로 유혹하는 것이 행운의 실체다.
인간의 삶에 행운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행운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게 하는 기대욕구다. 그 욕심은 가치창조가 아닌 가치파괴를 유도한다. 이기심을 부추겨 협력보다 분열을 조장한다. 행운에 기댈수록 협력 에너지가 고갈돼 가고 타인을 무시하고 짓누르려는 오만에 깊숙이 빠져든다. 확률적 선택을 통해 기만적인 가치파괴 행위를 일삼는 신성은 완성을 향한 지향이 아니고 불안전으로의 추락이다. 신성의 능력을 표현하는 듯 보이지만 가장 무능한 신성의 형태가 행운의 표식이다. 그 표식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확률정보일 뿐이다. 확률은 만물의 존재 가능성을 표현해 실재하는 듯 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이중성을 띠었다.
정보만 존재하는 것은 물화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비물화된 시그널이다. 마치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서 정보만 담은 상태가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 상태와 유사하다. 현상계 행운이 정보로는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정보는 물화된 뒤 오래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한다고 해도 빠르게 사라지는 신기루 같다. 행운은 오히려 사라진 후에 반드시 불행의 기운을 부르는 차가운 에너지를 갖고 있다. 물화되지 않은 행운의 정보가 사건의 섭리 속에 진짜 있는지 자체가 의문시 되는 이유다. 행운은 절대성에서 가장 큰 오점을 남긴 비신성의 착시효과다.
정보를 현상으로 표현하기 위한 에너지는 본래 지옥의 내적 고통을 수반하는 용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행운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질의 형상정보는 강한 힘일수록 원하는 것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의지가 작용하지 않는 행운은 결국 가상이다. 따라서 행운이 아닌 곳에서 발휘돼야만 하는 용기는 강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용기는 지옥의 발을 딛고 지옥에서 일어나는 에너지다. 자유를 향한 자유의 몸짓은 지옥의 탈출을 가능하게 해준다. 자유와 지옥의 가교에 늘 용기가 관통하고 있다. 용기를 통해 지옥은 디딤돌로 만들어 지고 자유는 더 큰 디딤돌이 돼 수많은 일 가치의 결실을 드러나도록 해 준다. 인류사에 수없이 많은 문명이란 화려한 탑은 지옥같은 고통을 이겨 낸 용기를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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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용기는 신성의 자존감으로 보면 부질없는 행동처럼 보인다. 신성 자체가 용기 가득한 창조의 화신인 탓이다. 이는 불완전한 인간에게 용기가 있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란 뜻과 다르지 않게 포섭된다. 신성은 이를 질투하듯 용기가 성과를 내는데 대해 매시매초 위협하면서 수없이 많은 위험을 선사한다. 위기의 연속이 가중되면 될수록 용기가 더 필요하지만 대부분은 용기를 끝까지 부여잡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행운이란 정보만 보유한 채 현상계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신성의 무능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용기를 잠재우려는 신성의 행운이란 패는 곧 무능이다. 절대성을 향한 용기를 행운이란 표식의 유혹으로 좌절감을 키운다. 사탄의 또 다른 속성인 좌절은 운명을 단정 짓는 바구니에 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막지 못하면 현상계에서는 가난이란 악마적 환경이 만들어진다.
가난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조차 사라지는 원초적인 위험상태다. 가난이 심할수록 그리고 가난이 광범위 할수록 생명의 위험한 환경이 나날이 고조된다. 가난은 곧 에너지 보충이 극도로 제한을 받는 치열한 속박이다. 자유와 대척점에 있는 속박은 운명론으로 나아가 다시 가난의 사술(邪術)이 자유의지를 막도록 한다. 극심한 가난 자체가 생명에게 직접적 위협을 가하기도 하지만 생명들 간 치열한 뺏고 빼앗는 절도, 범죄, 전쟁 등을 일으키게 한다. 이 때 행운이란 사술까지 동반된다. 네트워크형 양심의 에너지는 밀려나면서 사회적 소외를 동반한 개인의 가난 크기가 더욱 커진다. 문제는 이런 부의 추락과 가난의 확대가 지속되면 신들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진다는데 있다. 신성 스스로 벌인 일을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용기만이 그것을 중화시키는 맞불이다.
자유의지의 다른 모습은 용기이면서 그것에 힘을 보태는 것이 사랑이란 에너지다. 네트워크형 에너지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최상의 환경은 무한책임의 전제조건인 사랑 에너지다. 사랑은 대칭적으로 공포스러운 에너지이기도 하다. 대가가 돌아오지 않을 듯한 적개심의 발로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면서 동시에 살아야 할 이유가 된 대상을 책임지지 못할 나약함의 자기모습에 대한 상실감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개 전자의 공포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죽음을 등지고 배수진을 쳐야 할 상황에 처하거나 마지막 끝단까지 몰려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밀려드는 공포가 훨씬 크고 깊다. 후자가 진정한 자유의지의 용기이며 전자는 신성의 무능이다.
| [목차]부(富)와 에너지 본질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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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생명과 돈의 가치(價値)
1. 에너지 얼개
1-1. 시간 속 에너지
1-2. 공간 속 에너지
1-3. 시간의 탈출
1-4. 공간의 탈출
1-5. 시공간의 무한성
1-6. 시공간의 절대성
1-7. 에너지 가치
2. 자본주의와 돈
2-1. 무형의 가치
2-2. 순환의 가치
2-3. 가치의 탄생과 소멸
2-4. 자본의 응집력
2-5. 무한 창조력
2-6. 악마의 타락
2-7. 천사의 옷
3. 부자로 가는 길
3-1. 양자장의 진실
3-2. 초에너지 법칙
3-3. 허구의 선과 악
3-4. 힘의 쌍방향성
3-5. 부자 되는 길
3-6. 가난에 빠지는 길
3-7. 큰 부자의 조건
4. 부자로 남는 길
4-1. 신성의 능력
4-2. 신성의 무능
4-3. 원초적 탐닉성
4-4. 인간의 전지전능
4-5. 타락하지 않는 힘
4-6. 과정의 가치
4-7. 영원한 부자
5. 돈의 미학
5-1. 이성의 가치
5-2. 경험의 가치
5-3. 존경받는 사람들
5-4. 인간의 조건
5-5. 신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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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 무능하다면 절대성을 부여할 수 없다. 따라서 신성과 신성이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면 현상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무수히 많은 신성들이 여기저기 난립하고 있다. 인간이 신성을 만들어 옹립한 흔적들이 분명히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신성이 인간을 통해 거울이 되고 그 반사거울이 다시 인간을 비추면서 상호 무한 반사하고 있다. 신성과 인간 간 무애의 법계가 장벽을 갖는 불완전성으로 드러난다. 인간의 불완전한 신성이 반추되면서 많은 인종들이 그 불완전한 신성을 받든다. 인간에 분유된 신성이 다시 신성화 되면서 여기저기 절대성인 듯 공존하고 있다. 신성과 신성의 만남은 곧 인간 내면 속에 깃든 불완전성에 대한 공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절대 의존성에 빠지면서 신성과 신성은 상호 철저히 배격한다. 이것이 바로 부의 반대편에 선 신성의 무능이다. 종교전쟁만큼 참혹한 것이 없고 비참한 것이 없다. 자신의 종교가 아니면 철저히 배격한다. 그 속에서 양심적 네트워크는 수없이 사라져 왔다. 신성의 자기옹립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거울인 인간의 불행은 더욱 커진다. 불행의 끝은 자유의지의 상실이며 모두의 파멸이다.
이런 혼돈의 질서에서 절대정신을 추구하는 신적 인간의 가치는 옳다. 하지만 난무하는 절대 신성은 그 자체로 절대성이라고 하기 어렵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종교는 지금 허상을 쫒는다. 절대정신은 존재하지만 오히려 종교가 그것을 가로막고 있다. 종교적 의존성은 인간의 신성을 장님으로 만든다. 갈등과 분열을 촉발하면서 비참한 살육전을 불사해 자기유발적 고통을 신성인 냥 적극 받아들인다. 이는 자유의지에 의한 고통이 아니라 노예의 고통이기에 부질없다. 이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진정한 부를 일궜다고 보기 어렵다. 언제든 약탈적 싸움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자유의지에 의한 전쟁은 사라지고 신성의 무능에 의한 전쟁이 난무해지면서 가치 확장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은 신성이 스스로 신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인간의 마음에 깃든 신성을 통제하지 않을 때 신성의 무능이 극복된다. [계속]
[스카이데일리 알앤알(R&R, Rich-Research) 학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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