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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통제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제약사 삼진제약은 대한장기약품이 모태다. 이를 인수한 조의환·최승주 두 창업주가 1972년부터 지금의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 삼진제약은 사명보다 대표 브랜드명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1977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 소염진통제 ‘게보린’이 그것이다. ‘두통·치통·생리통엔 한국인의 두통약 게보린’이란 카피라이트로 유명한 게보린은 삼진제약의 주력제품으로 오랜 기간 자리매김 해 왔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을 통해 국내 중견제약사로 성장하는 동안 처음의 공동경영 형태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제약업계 안팎에서 ‘아름다운 동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삼진제약에 대한 관심은 창업주 다음 세대로의 경영승계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현재 유력 후계자로는 조의환 회장의 아들인 조규석 상무와 최승주 회장의 딸인 최지현 상무 등이 꼽힌다. 스카이데일리가 삼진제약의 후계구도와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두 인물에 대한 주변의 평가 등을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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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아름다운 동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삼진제약의 창업주 2세들이 경영일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향후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삼진제약은 지난 1970년 설립된 이래 공동창업주인 조의환·최승주 회장의 공동경영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삼진제약에 재직 중인 창업주들의 자녀들은 조 회장의 두 아들인 조규석 상무와 조규형 이사, 최 회장의 장녀인 최지현 상무 등이다. 이들 세 사람은 삼진제약 2018 임원인사를 통해 나란히 승진했다. 경리·회계를 책임지고 있는 조 상무와 마케팅·홍보를 맡고 있는 최 상무는 나란히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2015년에도 이사대우에서 이사로 나란히 승진한 전력을 갖고 있다.
조 이사도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이사대우를 떼고 이사로 승진했다. 형인 조 상무보다 2년, 최 상무보다 5개월 빠른 2009년 2월에 입사한 그는 현재 삼진제약 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창업주 세 자녀들이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 대를 이은 공동경영이 가능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대권의 무게가 조규석 상무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대항마로 지목되는 최 상무를 둘러싼 잡음이 흘러나와 주목된다.
3인 공동대표 체제 17년…“실권에 가장 접근한 인물은 조규석”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삼진제약의 대표이사는 총 3명이다. 공동창업주 최승주·조의환 회장, 2001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17년째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성우 사장 등이 주인공이다. 두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임기가 오는 2021년으로 3년 연장됐다.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현재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이 사장의 임기만료 시점을 기점으로 삼진제약 경영승계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1945년생인 이 사장의 나이가 70세가 넘는 고령이라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현재 삼진제약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두 창업주 자녀들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가장 실권에 접근한 인물은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상무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텍스사대학교 회계학 석사학위를 수료한 뒤 삼진제약 입사 후부터는 줄곧 재무부서에 몸담아 왔다”면서 “회사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그룹 재무책임자를 거쳐 경영 전반을 맡는 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최 상무는 조 상무가 함께 나란히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경영을 전반을 맡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축학석사 출신인 최 상무가 맡고 있는 홍보·마케팅 분야의 경우 조 상무가 맡고 있는 재무 분야에 비해 조직 내 비중이 다소 떨어지는 분야라는 게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삼진제약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삼진제약이 오랜 기간 주력제품인 게보린 마케팅에 공을 들여 오긴 했으나 사실상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특히 지난 2008년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홍보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까지 보여 최지현 상무의 입지도 한층 줄어든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게보린의 핵심성분 IPA는 두드러기와 홍반·구토 심하면 의식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부작용 발현 시 골수의 정상적인 기능을 떨어트리고 세균을 파괴·방어하는 과립구 감소를 유발하며 재생불량빈혈 등을 유발한다. 2009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게보린 관련 부작용 신고가 211건 접수되면서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당시 관계당국은 삼진제약 측에 안전성입증을 권고하게 된다. 하지만 삼진제약 측은 사실 상 무대응으로 일관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또한 청소년들이 게보린 과다복용 부작용을 고의로 유발해 조퇴를 일삼는 사회적 문제가 제기됐을 당시 걸그룹 걸스데이를 모델로 선보여 10대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삼진제약은 게보린 관련 홍보업무를 꾸준히 이어 왔으나 IPA 안정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홍보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삼진제약의 광고선전비는 66억원으로 10년 전인 2007년과 유사한 규모를 나타냈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감소했다. 1371억원의 매출고를 올린 2007년 삼진제약의 광고선전비 비중은 4.8%였으나 지난해에는 2.7%에 그쳤다.
최승주 장녀 최지현, 직원 동반 개인쇼핑 뜬소문 ‘솔솔’
최근에는 최 상무를 둘러싼 새로운 논란까지 불거져 나와 ‘조규석 승계설’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최 상무는 내부 직원들에게 사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소문에 휩싸여 ‘직원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진제약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최 상무가 홍보팀 직원을 대동하고 쇼핑을 다니는 등의 행태를 일삼아 이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퇴사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현재 대외 홍보 업무를 맡은 최 상무가 직접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소문은 쉽게 사그라 들지 않는 분위기다.
최지현 상무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실이 아니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 상무는 “기업 회장이 사적 업무에 직원들을 대동해도 세간의 질타를 받는데 가당치도 않다”면서 “퇴사자가 있긴 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퇴사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현재 삼진제약 언론담당 홍보부서에는 최 상무와 신입사원 두 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삼진제약은 설립 후 노조설립 이야기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노사관계가 원만한 곳이다”며 “경영진은 정리해고 한 번 한적 없고 평균 연봉도 제약업계 다섯 손가락에 들을 정도라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고 근속 연수 또한 높은 축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이 지켜질 정도로 오래 전부터 이른바 야근 없는 문화가 정착돼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며 “제약업계 내부에서는 삼진제약 직원을 향해 공공연하게 ‘제약업계 공무원’이라 부를 정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처럼 제약업계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최 상무를 둘러싼 소문은 사실과 무관하게 삼진제약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구설수는 향후 삼진제약 경영승계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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