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양면 한국…유연대응 多시나리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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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 운명적 수시 양 극단 왕래 불가피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4-07 11:42:42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 그리고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의 국가가 바로 한국과 북한이다. GDP에서 무역의존도가 절반이 넘는 우리에게 남북 대치 상황은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산업화를 시작한 이후 50년 이상 우리는 여러 곡절이 있었지만 세계 6대 수출 대국으로까지 부상했다. 이는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다. 한국 상품이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를 넘어서면서 5대 수출 강국까지 넘보고 있다.

이런 쾌거를 달성하는 데는 숨겨진 기업·근로자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다. 특히 해외 수출 혹은 건설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들의 자기희생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해외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들에게 시시각각 전달되는 한반도 주변 상황은 때론 힘이 되기도 하지만 또 김을 빠지게도 한다.

정세가 악화돼 전쟁 분위기까지 감지되면 현장에서 일하기란 쉽지 않다. 현지 고객들이 우리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민감한 환경에서 일궈낸 성과기에 더욱 값지다.

이러한 남북관계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조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uont)와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이 있다. 전자는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경우를 뜻한다. 후자는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투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의 대외 국가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잣대로 확대돼 사용되기도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국면이 되면 우리 상품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외국인투자 유치도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프리미엄 국면을 유지하거나 전환되도록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전적으로 상황을 주도할 수는 없다. 남북뿐만 아니라 4강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지역적 특성이 수시로 양 극단을 넘나들게 한다. 분단국가가 안고 있는 숙명이라고만 하기에는 짐이 너무 크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이런 변수들을 극복하면서 오늘을 만들어왔다.

최근 북한의 입장 선회로 남·북 간 화해무드가 급물살을 타면서 북·미 간 정상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자국이 이런 흐름에서 제외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소위 말하는 ‘차이나 패싱’ 혹은 ‘재팬 패싱’이다. 북·중간 정상회담으로 중국은 여기서 탈피했고 일본은 아베 총리가 오는 17일 미국을 급하게 방문키로 했다.

이익은 고사하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곳곳에 암초도 보인다. 자칫 삐걱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급변할 수 있는 변수들이 아직 많다.

현상을 너무 낙관하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사실 우리를 둘러싼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 이슈는 더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우리에게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새우등 터질 수 있다는 소리는 그릇된 지적이 아니다. 지식재산 전쟁으로 확전 돼가는 현재 상황을 잘 관리하면 프리미엄 국면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역시 기회는 평시보다 위기 상황에서 나올 확률이 더 크다.

위기와 기회, ‘동전의 양면’…변수 관리 능력 필수적

미국발(發) 보호무역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호조 추세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 대세에 편승하여 우리 수출은 17개월 연속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차이나 등 새로운 게임체인저들이 만들어가는 시장 확장 국면을 잘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경쟁국들 중에 한국이 가장 이러한 분위기에 잘 편승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래서 이달부터 다름 달까지 예정돼 있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중요하다. 잘못되면 엄청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미국의 대북 압박이 더 강경해지거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다. 바이어가 한국 상품에 대한 주문을 기피하거나, 외국인투자가 급감하는 경우가 생겨날 수 있다.

왜 안보와 경제가 한 트랙에 있는지 지금 처한 대내외 환경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모두가 우리가 처한 현실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반대의 상황까지 예측하고 충분히 대비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다.

이처럼 환경적인 요인에서 기인하는 외부 변수가 우리 경제의 위상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상황에 따라 프리미엄이 되기도 하지만 졸지에 디스카운트로 역전되기 십상이다. 우리 주변의 여건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흘러가지만 요즘같이 혼란스러울 때는 정부·기업·개인 등 경제주체들의 신경은 더 곤두선다.

유일한 해법은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놓고 거기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핵 △미·중 무역 갈등 △한·미 FTA 후속조치 △환율 하락 △금리 상승 △국제유가 변동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첩첩산중 쌓여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 경제의 호조세가 여느 때보다 강하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의 수출 비중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중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이런 호조세를 잘 타려면 위기 변수를 관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위기를 앞에 두고 내부 갈등을 조장하는 일은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목소리를 내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중차대한 시기에 봉착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한반도의 시계추는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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