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미국·중국…위기의 한국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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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00대 시가총액 韓 기업 단 4곳…규모는 커졌지만 진입기업 수 그대로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11 12:12:31

▲ 사진 왼쪽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포스코, 셀트리온 본사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한국은 단 4개의 기업밖에 포함되지 못하며 10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2008년과 2018년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을 집계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글로벌 시총 500대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지난해(3개)보다 1개 늘었지만 2008년(4개)과는 똑같다고 밝혔다.

분석대상은 글로벌 재무분석기관 S&P Capital IQ 해당연도 지난달 15일 상장사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이다. 한국기업의 시가총액은 2008년 1481억 달러에서 2018년 4473억 달러로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분석기간 동안 순위에 계속 포함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08년 775억 달러에서 2018년 3198억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금액만 증가하고 포함기업 수는 그대로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500대에 포함된 한국기업 수는 2008년 4개에서 2011년 및 2012에는 8개를 기록했으나 2013년에는 5개, 지난해 3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에는 셀트리온이 신규로 진입하며 4개로 증가했으나 이는 10년 전인 2008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상위권 기업들이 시총과 기업수 모두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2008년 26조627억 달러에서 2018년 40조 9030억 달러로 56.9% 증가했다. 금액기준 상위 5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3.8%에서 75.2%로 11.4p% 늘어나며 상위국으로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국은 미국·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일본·영국·프랑스로 동일하다.

상위권 국가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 기업의 시총은 2008년 8조 7439억 달러에서 18년 19조6709억 달러로, 중국 기업의 시총은 2조8999억 달러에서 5조 5731억 달러로 증가했다. 기업 수 또한 10년 전보다 미국은 41개(145개→186개), 중국은 20개(43개→63개)가 늘어났다.

올해 새롭게 순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 175개 중 미국기업(71개)과 중국기업(32개)이 절반 이상인 58%가량을 차지했다. 이 중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5위,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유명한 페이스북이 6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8위를 기록하며, 올해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2008년과 2018년 모두 1위를 기록한 금융 산업을 제외하고, 올해는 IT, 경기소비재(자동차 및 부품, 내구소비재와 의류 산업), 헬스케어 순으로 시총이 크게 늘었다. 2018년 시가총액 상위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성공한 기업들이 세계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기업의 글로벌 시가총액이 전체 평균 이상으로 증가했고, 순위권 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고무적이나, 포함기업 수가 정체되고 만큼 한국기업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