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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혐의로 오늘 경찰에 소환되며 또 다시 회장 교체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오전 황 회장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KT임원들의 불법 정치후원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 경찰청 본천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현직 CEO(최고경영자가)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사례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황 회장은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채 조사실로 올라갔다. 경찰은 오늘 확인할 것이 많아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진술 내용에 따라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지난 2014년~2017년 사이 국회의원 후원회에 법인 자금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황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출석을 피하도록 하거나, KT 사업과 관련된 법안을 위해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90여명에게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KT 본사와 자회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임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측이 황 회장이 이 같은 후원행외에 대한 지시와 보고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황 회장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에 어느 수준까지 관여했는지, 후원금을 낸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황 회장의 경찰 출석에 전임 회장들의 불명예 퇴진 사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현재 파기 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남중수 KT 전 사장도 지난 2008년 정권이 바뀌면서 비리문제가 불거지자 임기 도중 퇴진했다. 이로 인해 KT의 수장은 정권과 함께 교체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KT는 최근 회장 선임 과정 독립성 투명성 높이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민단체·KT새노조 등의 강력한 퇴진 요구와, 전임 회장들 모두 검찰 소환 과정에서 임기 중 퇴진했다는 점을 미뤄 황 회장 역시 임기 내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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