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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 트렌드가 젊은층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탕진잼’과 ‘시발비용’ 등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평가된다. ‘탕진잼’은 재물 따위를 흥청망청 다 써서 없앤다는 뜻의 ‘탕진’과 재미를 뜻하는 ‘잼’을 합친 신조어로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를 일컫는 말이다. 시발 비용은 비속어인 ‘시발’과 ‘비용’을 합친 단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를 테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고급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거나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길을 택시를 타고 이동해 지출하게 된 비용이 모두 ‘시발미용’에 해당된다. 최근 젋은층들의 이런 층동적 스트레스 해소법을 겨냥한 술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술만 마시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술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내기게임이 이뤄지는 술집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주를 걸고 내기를 하는데 중동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행성을 조정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사행성 논란에 휩싸인 도박술집 실태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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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도박술집’(도박 시스템을 도입한 프랜차이즈 주점)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단순히 술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금전적인 지출이 불가피 한 내기 게임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사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게임술집을 찾는 주된 연령층이 20대 초반이라는 점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능력이 약한 이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몰입 순식간에 늘어나는 계산서…전문가들 “승리에서 오는 쾌락은 중독”
스카이데일리는 게임술집 인기를 파악하기 위해 게임술집 가맹점이 모여 있는 부천·부평 일대를 찾았다. 길가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나눠주는 전단지에는 ‘안주가격이 모두 1만원 미만’, ‘SNS 좋아요를 누르면 음료수 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20대 청년들의 눈길을 끌만한 광고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점포는 도박 술집이었다. ‘마카오포차’, ‘포차끝판왕’ 등이 대표적이었다. 내기게임이 이뤄지는 도박술집의 경우 안주가 3000원대부터 시작됐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안주로 젊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곳은 일반 주점과 다를 바 없는 영업방식 외에 특별한 콘셉트를 도입한 영업이 함께 이뤄지고 있었다. 이곳 손님들은 적게는 3000원대 많게는 9000원대 가격의 안주나 주류를 걸고 다른 테이블과 게임을 즐긴다. 게임종류는 악어이빨 누르기, 병돌리기, 가위바위보 등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확률형 게임이 주를 이룬다.
게임에서 이긴 테이블은 안주를 획득하게 된다. 사실상 판 돈을 걸고 도박을 즐기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런 게임을 한 번만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지속적으로 즐겼다. 이긴팀은 승리감에 도취 됐다는 이유로, 반대로 진 팀은 다시 해 이겨야 겠다는 승부욕에 사로잡혀 지속적으로 게임을 시도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다 보면 테이블 영수증에는 자신이 시키지도 않은 안주와 술값들이 쌓이게 된다.
스카이데일리도 해당 술집들을 찾아 다른 테이블과 맥주 1병을 걸고 복불복 게임을 직접 시도해봤다. 첫 번째 게임대결에서는 패하며 음료수를 사줘야 했지만, 두 번째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기며 공짜 맥주 1병을 획득했다. 순전히 운에 맡기는 게임이 주를 이줬지만 상당한 중독성이 있음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 역시 “도박게임 덕분에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박술집 ‘포차끝판왕’을 자주 찾는다는 허병현(남·21)씨는 “많이 땄을 때는 거의 6만원 어치까지 따본 적도 있다”며 “아무래도 게임하는 재미가 더해지다 보니 이곳을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쟁 속에서 사는 게 익숙해 진 세대다 보니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성취감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모든 쾌락은 중독성이 있듯이 이런 내기게임을 통해 얻게 되는 즐거움도 자칫하면 중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불확실한 결과에 돈과 같은 가치가 있는 것을 걸고 내기하는 모든 활동은 ‘도박’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일례로 인형뽑기도 사행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도박으로 분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당초 오락기기였던 인형뽑기방을 게임산업법 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도박술집 성행에 인근 상인들 울상…경찰 “직접적인 제재 어렵지만 분명 문제 있다”
강한 중독성을 지닌 내기 게임을 앞세워 게임술집들이 젊은 손님들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인근에서 영업하는 동종업계 상인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안주가 3000원대라는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는 ‘마카오포차’와 ‘포차끝판왕’ 등은 평일에도 대기줄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끄는 반면 인근 다른 주점 등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평역 인근 A포차 매장 직원은 “아무래도 저게(포차끝판왕)이 생기면서 손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최근 3개월간 매출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부천역 인근 B포차를 운영하는 사장은 “젊은이들을 공략한 술집들이 많은데 게임술집이 그 중 하나다”며 “안주도 싸고, 중간 중간 지겹지 않게 게임도 할 수 있다 보니 젊은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손님이 확연히 줄어들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전단지나 돌려야 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부평역에서 전단지를 돌리던 한 아르바이트생은 내기술집에 대해서 묻자 “요즘 인기 많은 술집들 중 하나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워낙 도박이나 내기 같은 것을 좋아하다보니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자극해서 더욱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도박술집이 아직까지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젊은 세대들의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주가 내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도박심리를 부추기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충분히 제재 대상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해당 술집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들은 “애매하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업주가 적극적으로 손님들끼리 게임을 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손님들끼리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는 단속 대상이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박이나 그 밖의 사행(射倖)행위를 하게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분명 어느 정도는 문제는 있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도 “특정게임에 단순히 돈을 건다는 것만으로는 도박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술집에서 내기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사행성이 염려가 되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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