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외치던 LG디스플레이 진짜 위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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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상경영 3단계’ 돌입 후 팀 복리후생비 삭감…직원들, 임원진 희생부족 ‘못마땅’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25 14:19:18

LG디스플레이의 내부기류가 심상치 않다. 6년 만의 적자전환으로 비상경영체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비상경영체제가 강화되자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1분기 매출 5조 6753억원, 영업손실 9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인한 출하 감소 외에도 중국 패널 업체의 공급 증가 예상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보수적인 구매전략으로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LCD패널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영향으로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455억원) 및 전년 동기(1조269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됐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업황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변화하였으나 LG디스플레이가 인지하고 준비해 온 범위 내에 있기에, 투자 조정, 원가 절감 강화 등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비상 경영 활동을 실행 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는 스포츠 이벤트와 대형 OLED 수요 증대 등 기회 요인이 존재하고 LCD판가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이 언급한대로 1분기 적자를 예상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1일 직원들에게 비상경영 3단계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비상경영 3단계 시 팀 복리후생비가 50% 삭감되며, 볼펜·A4용지 등의 소모품비를 절약해야 한다. 전력소비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비상경영체제를 바라보는 일부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LG디스플레이 직원은 “직원들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할 뿐인데 회사가 어려울 때 왜 직원들의 허리띠만 졸라매야 하는 것이냐”며 “중국의 물량공세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인데 시장리스크 분석을 제대로 못해 이렇게 당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임원진들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에도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위기’라는 표현을 계속해서 사용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최고 경영진 연봉을 올렸으며, 임원들 복리후생수준은 앞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상범 CEO(최고경영자)부회장과, 김상돈 부사장의 연봉은 모두 증가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23억1400만원으로 전년대비 6.8% 올랐으며, 김 부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1억740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6.7% 올랐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